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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미국법인, 실적 목표치 없는 이유는 [은행 해외법인 분석] 1순위 목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사활, 판관비 1000만달러 예상

김현정 기자공개 2019-08-26 09:15:58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미국 현지법인에 2019년 순이익 목표를 주지 않았다. 오로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관련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4억7500만원가량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29억800만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영업수익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으로 396억2300만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328억9300만원)보다 20.5% 증가했다.

영업수익에 비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거대 규모의 판관비 지출에 있다. 신한은행 미국법인은 2017년 6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법과 관련한 제재(Consent Order)를 받은 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미국 금융당국은 외국 은행들이 불법 자금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자금세탁과 관련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엄격히 갖출 것을 각 은행들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은 아메리카신한은행에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주지 않았다. 미국에서 은행업을 수행하려면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영업보다는 자금세탁 관련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하라는 의미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법인에 566억원 규모의 자금도 출자해줬다.

아메리카신한은행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자금세탁방지시스템 구축에 어림잡아 1000만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컨설팅 비용, IT시스템 구축 비용, 인건비 등이 그 내역이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제재를 받기 전인 2017년 상반기 말 기준 현지 자금세탁방지 인력이 9명이었는데 현재 상시근로자 및 컨설턴트까지 합쳐 35명의 인력이 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IT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로컬 컨설팅 업체들도 작업 단계별로 투입됐다. 현재 PWC와 EY가 메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관련 작업의 인원수가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 당국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현지 전문가를 들여오는 것이 필요했다"며 "현지 최고 CCO(chief compliance officer/BSA AML compliance officer)들은 고액연봉가인 만큼 인건비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자금세탁과 관련해 미국 금융당국의 스탠스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신한은행은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 미국법인 NIM이 3.36%로, 국내 NIM이 1.58%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시장이 아니다"라며 "뉴욕 금융감독국(NYDFS)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한층 더 엄격한 시스템을 갖춰 앞으로 북미 시장에 두루 쓸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출금 규모가 1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말(12억7000만달러)보다 6.3% 증가했다. 예수금 역시 지난해 말 12억달러에서 13억2000만달러로 증가, 미국에서 영업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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