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을 움직이는 사람들]전문성 갖춘 4세대…33기·34기 급부상④차세대 에이스 김건·황규상·이수연 등 두각
조세훈 기자공개 2019-09-02 15:59:36
[편집자주]
1992년 우창록 변호사가 독립해 설립된 법무법인 율촌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표적인 대형 로펌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설립 초기 조세·공정거래 분야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송무와 기업자문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2007년 대형 로펌으로는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인도네시아·러시아·중앙아시아에도 현지 사무소를 두고 해외 법률 자문시장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더벨은 율촌의 성장을 이끌어온 기업자문 변호사들의 면면을 세대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대 국내 로펌의 화두는 대형화였다. 로펌 간의 합병으로 단숨에 상위 로펌으로 도약하려는 시도들이 빈번했다. 율촌은 합병 대신 우수인재를 영입하거나 내부인력을 강화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특유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이런 측면이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율촌은 신영수, 김규식 변호사 등 영입 인사와 내부에서 성장한 이진국, 박재현 변호사 등이 가세하면서 최근 십 년 새 M&A(인수·합병) 법률 자문 분야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뤄왔다. 아직까지 3세대가 율촌 인수합병 자문의 중심축 역할을 하지만 전문영역을 구축한 김건, 김준형, 황규상, 이수연 변호사 등 4세대들이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력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평가다.
◇포스트 프랜차이즈 스타 두각…'전문분야' 육성 효과
율촌에는 '전문분야 연구' 제도가 있다. 어쏘 변호사(경력이 짧은 주니어, associate attorney)가 신입 파트너 변호사로 올라서면 본인이 발전시키고 싶은 산업 분야를 한가지 정해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세미나나 포럼을 개최하고, 연구분야에 맞는 M&A 자문의 경우 해당 변호사에게 과감하게 맡겨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물신양면으로 지원한다. 이는 포스트 프랜차이즈 스타 육성을 염두에 두고 연수원 33기~34기 파트너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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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상 변호사(33기)는 파트너 변호사 첫해 전문분야로 '모빌리티'를 택했다. 처음에는 관심사로 시작했지만, 지식과 자문 경험이 쌓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 변호사로 급부상했다. 현재 율촌 모빌리티 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카카오, 현대자동차 등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합작투자(JV)와 인수합병 등 굵직한 딜을 자문하고 있다. 황 변호사는 "모빌리티 산업 초기 때 법과 제도가 정립되기 전부터 미리 스터디를 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뤄진 지상파3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푹(POOQ)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옥수수 간의 합병도 그의 손을 거쳐 성사됐다.
황 변호사는 GE의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문 인수 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자문으로 꼽았다. 당시 M&A에 참여한 GE 관계자가 60여명에 달했으며, 이들은 미국, 스웨덴, 홍콩 등 여러 곳에 산재해 있어 낮부터 새벽까지 회의를 반복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사업부문은 한국·베트남 등 3개 법인으로 나누어져 있고, 매각 사업부문이 두산 계열회사와 얽혀있는 부분도 있어 인수 작업이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황 변호사는 "6개월 동안 하루 18시간 넘게 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며 "특히 베트남의 경우 강한 규제 탓에 인수 작업이 쉽지 않아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건 변호사(33기)는 입사 3년차인 2009년 윤희웅, 이진국 변호사를 도와 롯데그룹의 교통카드업체 '마이비' 인수를 자문하며 경험을 쌓아나갔다. 2016년 거래금액이 2조4000억원에 달해 '메가딜'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미래에셋컨소시엄의 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패키지 인수 건도 박재현 변호사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트랙레코드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김 변호사의 전문분야는 핀테크와 가상화폐다. 파트너 변호사 이후 핀테크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 쿠팡, 토스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을 자문하고 있으며 외국기업의 PG(전자결제대행)업 진출도 도왔다. 가상화폐에도 관심을 가져 일찍부터 연구 모임을 진행했으며, 최근까지 가상화폐 발행 및 상장 등을 자문해왔다.
◇ 4세대 전면으로…김준형·이수연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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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변호사(33기)는 최근 몇년 간 다수의 메가딜에 참여하며 실력을 키워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율촌은 삼성그룹이 방위산업·화학 계열사 일부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이른바 '한화·삼성 빅딜'에서 한화그룹을 대리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자문했다. 김 변호사는 윤희웅, 신영수 변호사와 손발을 맞추며 빅딜을 성공적으로 자문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프랑스 기업의 합작회사인 삼성토탈 인수를 위해 프랑스에 직접 찾아가 협의를 도출해내는 과정도 겪었다. 같은해 또 다른 조 단위 딜인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지분 매각 거래에서 매도인인 KT를 자문하여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프랑스 기업 로레알(L‘Oreal)의 패션브랜드 스타일난다 인수 건도 그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4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변호사로는 이수연 변호사(34기)가 거론된다. 2005년 율촌에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한 이 변호사는 삼성, 롯데, 카카오, 하림 등 국내 대기업을 자문했으며,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분할·합병, 지분투자 등 기업자문과 코퍼레이트 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 투자,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 유치 자문, 메자닌 매입 자문 등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올해에는 퇴행성 뇌신경질환 신약 개발업체 디앤디파마텍의 시리즈B 투자 유치(1400억원)와 롯데컬처웍스-이노션의 지분스왑을 자문했다.
그가 주니어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쌓아온 분야는 도산 및 기업구조조정 분야다. 파트너 변호사가 된 직후 선택한 전문분야도 '회생'일 만큼 이 분야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쌓은 전문성은 회생절차 중이었던 팬오션 인수 자문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팬오션 인수는 법정관리 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1조원 규모의 대형 딜이었다.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를 공동 자문하며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밖에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자문과 우선매수권자가 존재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한일건설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작업도 담당했다.
이진국, 박재현 두 스타 변호사를 앞세운 율촌은 33~34기인 황규상·김건·김준형·이수연 변호사가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로 부상하면서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율촌 내부에서는 이들 뒤를 이을 또다른 차세대로 연수원 38기와 로스쿨 1기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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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트너 변호사가 된 38기 김현정, 이응문, 이호진 변호사는 선배 변호사들과 호흡을 맞추며 크고 작은 딜들을 자문하고 있다. 율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연수원 38기와 로스쿨 1기에 뛰어난 후배 변호사들이 다수 포진해있다"며 "자본시장 실무 영역에서는 벌써 이들의 실력이 인정을 받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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