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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LG전자, 비나텍 투자로 결실?…코스닥 상장 관건이노베이션투자조합 청산으로 인연…"커패시터 연 10%대 성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9-09-11 08:18:54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비나텍이 인연을 맺은 것은 2015년이었다. LG전자가 코넥스 상장사인 비나텍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시장에서는 비나텍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비나텍은 설립 이후 꾸준히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왔고 최근 들어서는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더욱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일본 기업이 주를 이뤘던 슈퍼 커패시터(에너지 고출력 활성탄소전지) 부분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커패시터 부분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분 취득 이후인 2016년 비나텍을 1차 공급사로 등록, 냉장고 탈취블럭을 공급하도록 했다. 향후 회사 규모가 커지면 코스닥 이전 상장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투자수익과 안정적인 협력관계 유지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비나텍의 지분 23만8000여주를 가지고 있다. 해당 기업은 LG전자 내에서 시장성이 있는 종속기업·관계기업 투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가치가 아닌 장부가로 기재되어 있다. 장부가액은 최초취득금액인 8억3300만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비나텍의 6월말 종가인 1만4450원으로 시장가치를 계산할 경우 지분가치는 34억4000만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최초투자금에 비해 313% 높은 수준이다.

비나텍 지분가치

LG전자가 비나텍의 지분에 직접 투자한 것은 2015년 8월으로 거슬러올라간다. LG전자는 2005년부터 이노베이션투자조합에 투자해왔다. 2015년 이노베이션투자조합이 청산되면서 LG전자는 KTB네트워크로부터 비나텍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현물배당 받았다. 당시 LG전자가 출자받은 비나텍의 주식은 20만8333주였다. 이노베이션투자조합이 해당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2010년 RCPS 취득과 함께 한다. 당시 취득단가로 평가하면 LG전자는 주당 4000원에 해당 지분을 넘겨받았다.

다음달 LG전자는 비나텍의 RCPS를 보통주식으로 전환청구했다. 전환비율은 RCPS 1대 보통주 1.14288이었다. 전환 후 보통주 수는 23만8099주로 늘어나면서 지분율은 7.22%로 책정됐다. LG전자는 이때 이후 쭉 동일한 수의 지분을 유지해왔다. 이후 유상증자 및 전환권 행사 등으로 전체 주식수의 변동이 있었으며 LG전자의 지분율은 5.8%까지 내려왔다.

1999년에 설립된 비나텍은 물리전지인 슈퍼 커패시터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슈퍼 커패시터는 에너지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전류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각종 생활가적과 전자기기, 에너지 발전시스템 등에 들어간다. 이외에도 전극접합체(MEA)와 탈취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비나텍은 꾸준한 연구개발 등으로 소형 슈퍼 커패시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소형의 경우 가전제품에 주로 사용되며 글로벌 MS 20~25% 정도로 추정된다.

2012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100억원대였으나 2013년 매출이 200억원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까지 10억원대 였으나 지난해 4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67% 성장했다. 비나텍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초고용량 커패시터의 매출이 90%(299억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MEA가 5%(17억원), 탈취제 2%(6억원) 등의 비중을 가져가고 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이다.

비나텍 재무현황

LG전자는 2015년 지분투자 후 비나텍과 거래를 시작했다. 2016년 비나텍은 LG전자에 냉장고 탈취블럭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비나텍은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냉장고용 최고급 탄소 소재를 국산화하면서 LG전자와 사업적인 협력관계도 맺게 됐다. 이후 주가는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LG전자가 가진 지분의 시장가치도 커졌다. 2016년말에는 16억원, 2017년말에는 18억원, 2018년말 21억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4645원에서 9000원까지 상승했다. 올 들어서는 1만원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만6000원대까지 올라왔다.

비나텍 주가

시장에서는 비나텍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슈퍼 커패시터 시장이 연간 10%대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또 비나텍이 슈퍼 커패시터 시장 대응을 위해 베트남 신규 공장 준공을 완료하면서 향후 수요 확대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는 코넥스 시장에 상장되어 있으나 코스닥 이전 상장도 가시화될 수 있다. 향후 비나텍의 성장에 따라 LG전자의 투자성적표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발달로 스마트미터기나 SSD 등에 적용되는 소형 슈퍼 커패시터의 성장이 가파를 것이며 최근에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는 친환경차나 전기자동차에도 커패시터가 들어간다"며 "비나텍은 커패시터 설계 및 제조 관련된 국내외 다수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 원천기술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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