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에스지, 흑자전환 '도소매 승부' 통했다 [Company Watch]주력 '어육소시지 가공' 고전, '축육·수산' 납품 확대
신현석 기자공개 2019-09-23 08:11:2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육소시지 가공 등 주력사업 성장 둔화에 봉착한 신라에스지가 올 들어 식품 도소매사업 거래처 확대에 나서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어육소시지 가공의 경우 핵심 고객사인 CJ제일제당과 협업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매출 증대를 꾀할 방침이다.신라에스지는 식품 가공·유통업체다. 소시지와 같은 어육 가공식품을 제조하거나 소고기·돼지고기 등 축육을 도소매하는 일이 주요사업이다. 이 외 수산물 가공·유통사업도 병행한다. 특히 어육소시지를 CJ제일제당의 '맥스봉'이란 브랜드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납품하는 업체로 잘 알려졌다.
백화점, 재래시장 등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유통하는 도소매 사업은 비교적 단기간에 영업활동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용이하다. 다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어육소시지 가공사업은 단기간 매출신장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올 들어 우선 유통사업 영업을 강화해 가시적인 매출 증대를 꾀하고 추후 어육소시지 사업에서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찾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어육소시지' 경쟁심화 성장 둔화 봉착
맥스봉 납품업체로 유명한 신라에스지는 식품제조사업 중 소시지 부문 매출이 가장 높다. 올 상반기 소시지 제조부문의 매출 비중은 32.54%였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수산물 가공사업은 비중이 2.97%에 불과하다. 소시지 분야 고객사는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다만 신라에스지가 CJ제일제당에 납품하는 어육소시지 공급량은 경쟁 과열 등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둔화 추이를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육소시지 부문 매출은 2016년 280억원, 2017년 277억원, 2018년 276억원 순으로 역성장했다.
또한 또 다른 주요사업군인 축육 도소매업도 지난해까지 부진을 겪었다. 2017년 375억원이었던 축육 도소매 사업 매출은 2018년 255억원으로 감소했다. 축육 내수시장 부진 및 가격 불안 영향 때문이다. 축육 도소매업은 전체 신라에스지 매출에서 어육소시지 가공사업 부문과 1~2위 다툴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올 상반기 축육 도소매업 매출 비중은 45.32%로 전체 사업군 중 가장 높았다.
일부 사업군을 정리하는 등 내부조정도 있었다. '신라전통젓갈'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던 절임식품은 2017년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하고 지난해부터는 수산물 가공·유통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이처럼 주요사업군 성장이 둔화하고 일부 사업을 정리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도 하향세를 보였다. 2017년 82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에 725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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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품 개발 이어 수산문 가공 유통 '도소매' 공략'
신라에스지는 제품 고급화·다양화 등을 통한 신제품 개발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과 맥스봉 브랜드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향후 CJ제일제당이 해외 고객사 영업을 강화하면서 자사 소시지 매출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새로 시작한 수산물 가공·유통사업에서도 거래처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수산물 가공·유통사업부문은 고등어나 오징어 등 수산물을 손질해 할인점, 백화점, 재래시장 등에 납품한다. 대기업과 거래할 필요 없이 일반 도매업체에 납품하는 식이어서 영업을 강화해 짧은 시간 내에 매출을 늘릴 수 잇다. 수산물 유통과 더불어 축육 도소매업도 영업을 강화해 매출 증대에 일조했다.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신라에스지의 올 상반기 실적은 반등세를 보였다. 매출은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78% 오른 1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억원에서 올 상반기 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축육 도소매업 매출은 지난해(93억원)보다 2배가량 증가한 18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5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2억원)보다 마이너스 폭이 깊어졌다. 또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29%에서 올 상반기 289%로 악화됐다. 이에 대해 신라에스지 관계자는 "올해 일부 평가손실을 단행해 현금흐름에 반영됐다"며 "아울러 유통 분야 상품을 들여올 때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이를 여러 각도로 신라에스지와 결부해 해석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신라에스지가 소고기·돼지고기를 유통하거나 수산물을 가공하는 등 사업을 하다 보니 돼지열병과 전혀 관계가 없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직접적인 주가 상승의 근거를 찾기도 쉽지 않아 일시적 이슈로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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