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지기 '왕좌'…통큰 투자 나선 농협은행 [은행 기관영업 진단] ①공공금융부 32명 배치…출연금 확대˙지자체 공익사업 적극 협력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27 11:21:19
[편집자주]
은행들이 기관영업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리테일영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장기간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우량 고객 선점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시금고, 법원공탁금, 연금 외에도 협회나 구청 등도 주거래은행 선정시 입찰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기관영업 성과와 전략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4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기관영업 중에서도 전국 단위의 금고운용에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은행이다. 오랜기간 공공·소매금융 분야의 경쟁력 우위를 공고히 해온 덕분에 실제로 조직 인력도 지방자치단체 금고운영 업무에 편중돼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지자체금고 운영권 쟁탈전이 심화된 가운데 이대훈 행장은 신수익원 발굴차 공공기관 신규 유치에도 힘을 쏟고있는 모습이다.농협은행의 기관영업 조직은 출범 당시(2012년)부터 '본부' 체제였다. 농협중앙회으로부터 분리되기 전부터 신용사업을 통해 정책금융의 역할을 수행하고 방대한 영업망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출범초기에도 어느정도 힘이 실린 조직이었다. 이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공공금융본부가 농업금융본부와 통합되면서 농업·공공금융본부로 이름을 바꿨고 '부문' 형태로 격상됐다.
농업·공공금융부문은 올해 초 부터 정용석 부행장이 총괄하고 있다. 인원은 80여명으로 △공공금융부(금동명 부장, 32명) △농식품금융부(남헌모 부장, 32명) △대손보전기금부(박찬오 부장, 15명) 등 3개의 부서로 구성돼 있다. 그 중 공공금융부가 기관영업 업무를 전담하고 있으며 금동명 부장의 진두지휘 하에 △공공기관전략팀(7명) △금고지원팀(8명) △기관사업단(16명) 등 3개의 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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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기관영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업무 영역은 단연 지자체금고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243곳의 금고 중 농협은행이 보유한 금고 수는 1금고와 2금고를 합쳐 150곳이 넘는다. 서울만 빼고 사실상 거의 절반 이상 차지하는 셈이다.
금고지원팀은 당장 하반기 진행되는 부산시, 대구시 등 광역 및 기초 지자체 40여곳의 입찰경쟁에서 재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출연금과 협력사업비로 538억7800만원을 지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지자체와 주도 공익사업인 취업·창업예정자나 신혼부부, 어린이집 등 금융지원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출범 때부터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이 오랜세월 지켜온 '최다' 금고은행이라는 지위를 이어받았다. 농협은 정책금융 의무 특성상 정부의 이차보전(이자차액보전) 지원을 받아 예대마진 타격없이 지역거점을 늘릴 수 있었다. 즉 농협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농식품부 자체 기준금리)와 인하된 대출금리와의 차이(이자율) 만큼을 보전받을 수 있었는데 사회적 약자인 농어민을 대상으로 금리인하나 상환기간 연장 등의 유인책을 펴며 영업망을 확대해왔다.
더욱이 지자체금고 은행 지정방식도 여러모로 농협측에 유리했다. 2012년 전까지만해도 입찰 방식이 기본적으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된 데다 주 평가요소가 지역 내 실적, 지역민의 편의성, 은행 신용도, 금고업무 관리 능력 등이었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금고시장 규모가 341조 원(통합회계 기준), 17개 시도 교육청의 교육특별회계는 7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셈이었다.
다수의 금고를 보유하는 건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비이자이익 부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금고계약을 유치하는 것 뿐 만 아니라 구내 공무원 급여이체 계좌를 끌고 오는데도 용이하다. 실제로 중앙과 지자체 공무원, 교사 등 상당수가 농협은행을 통해 월급을 받고 있다. 또 펀드나 비이자부문 상품을 판매할 때도 그 고객의 급여이체 계좌와 연계할 수 있다. 은행 역할을 통한 미래 수익원인 잠재고객 확대 차원에서도 금고 사수는 큰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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