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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벌크선사]팬오션, 부채비율 50%…독보적 재무건전성하림 인수 후 내실 강화…순차입금비율 35%, 지난해 결손금 해소

임경섭 기자공개 2019-10-04 13:35:00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2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팬오션은 국내 해운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했다.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하림그룹에 편입되면서 팬오션은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해왔다. 팬오션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운 신사업에 진출할 여력이 뒷받침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팬오션이 지금의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갖춘 것은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부터다.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2013년 말 부채총계는 4조6392억원으로 자본총계의 20배에 육박했다. 부채비율이 1925%를 기록할 정도로 과중한 채무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순차입금 비율도 988%를 기록하면서 지나친 차입금 의존도를 보였다.

2013년 6월 회생절차가 시작됐다. 이후 팬오션은 부실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거쳐 2015년 6월 하림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았다.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한 달만인 2015년 7월 마침내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인수된 건 호재였다. 팬오션 인수전이 한창이던 2014년 당시 채권단은 팬오션의 유상증자로 8500억원 기준을 못박았다. 팬오션 인수전에는 하림그룹을 비롯해 KKR, 삼라마이다스(SM)그룹 등이 뛰어들었지만 8500억원이라는 유상증자에는 부담을 느끼면서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났다.

반면 인수의지가 강했던 하림그룹은 채권단의 8500억원 유상증자안을 받아들였다. 팬오션으로서는 재입찰로 넘어가면서 확보하는 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팬오션 인수에 투입된 금액은 총 1조79억원이었다. 이중 9248억원이 채권 변제를 위해 사용되면서 재무구조의 현저한 개선을 이뤘다.

팬오션 재무지표 비교

하림그룹 인수 직후 팬오션은 재무적으로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팬오션의 부채비율은 하림그룹 인수 직후 감자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77.44%까지 하락했다. 2409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10배가 증가한 2조4314억원으로 불어났다. 차입금 규모도 2조6148억원에서 1조5229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하림그룹 체제에서 사업 정상화도 이루면서 재무여건은 눈에 띄게 우량해져갔다. 매년 3000억원이 넘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면서 차입금 부담을 줄였고 유동성은 개선됐다. 자본총계 대비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순차입금 비율은 올해 6월 말 35%를 기록했다. 3년 반 사이에 순차입금을 3000억원 줄였고, 유동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오랜 기간 누적됐던 결손금도 모두 해소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된 2015년 말 결손금은 308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이익잉여금을 쌓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은 85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6월 말에는 1532억원으로 증가했다.

팬오션 이익잉여금 추이

우량한 재무여건을 바탕으로 팬오션은 다방면으로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대상으로는 자동차운반선 사업과 LNG운반선 사업이 거론된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선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팬오션은 수년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온 만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선박 투자 등을 고려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 관계자는 "재무여건이 개선돼온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자본금을 축적하는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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