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벌크선사]대우로지스틱스, 나홀로 불황 왜?'알짜사업' 부족, 원가구조 악화…'물류·기타' 부문 수년째 적자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4 09:42:12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벌크선사들이 호황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대우로지스틱스는 나홀로 보릿고래를 넘고 있다. 구조조정을 거치며 벌크선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시황 반등으로 수익성 회복의 길이 열린 다른 선사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유독 대우로지스틱스는 왜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대우로지스틱스는 올 상반기 매출 2378억원, 영업이익 79억원, 순손실 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 매출 5722억원, 영업이익 413억원, 순이익 179억원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이후 약 5년여 동안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2015년 영업이익률 7.22%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 비율이 3.32%로 낮아졌다.
대우로지스틱스는 해운, 물류, 기타 등 3개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다. 해운부문은 벌크선영업을 주력으로 포스코, 중국 룽화(Longhua)의 화물을 주로 실어나른다. 물류부문은 포워딩, 운송, 창고보관, CFS(화물집하장, Container Freight Station) 등의 사업을 펼치며, 포스코대우, 삼성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의 물류를 대행한다. 이외 무역과 컨설팅 등 기타부문이 있다.
하지만 3개 사업부문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해운부문이 유일하다. 올 상반기 해운부문은 매출 1688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81%로 집계됐다. 반면 물류부문과 기타부문은 모두 영업손실을 봤다. 영업손실률은 물류부문이 마이너스(-) 0.3%, 기타부문은 마이너스(-) 100%를 기록했다. 기타부문의 경우 매출액 만큼 영업손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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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이 좋지 않은 이유는 전반적으로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이 높은데서 비롯된다. 올 상반기 매출원가율 92.72%, 판관비율 3.95%를 각각 기록했다. 원가구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사들처럼 안정적인 장기운송계약에 의한 매출 비중이 낮은 것이 실적 부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현금 창출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에비타(EBITDA)는 올 상반기 12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에비타율은 5.38%을 기록했다. 2015년 이 비율은 8.91%였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이익률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영업외수익대비 영업외비용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외수익은 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외비용은 13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 등으로 대부분 비용이 외부로 빠져나갔다. 영업이익 감소와 영업외손실 증가로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5년 이후 대우로지스틱스는 거의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우로지스틱스는 올 하반기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김상억 대표는 지난달 사내에 '인적 구조조정안 및 조직개편'을 공지했다. 대상은 대우로지스틱스 본사 해운본부 부정기선팀과 물류사업본부 TB팀, 특수사업본부, 동남사업본부 등이다. 올해 6월말 기준 본사 직원은 166명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투자자 교체 및 회사 재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이라는 것이 해운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대우로지스틱스는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의 물류팀을 독립해 만들었다. 이후 2011년 매각을 거쳐 현재는 사모펀드인 '블루오션기업재무안정제1호'가 지분 73.3%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출자자는 정책금융공사, 카무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NH농협증권,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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