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급감' 이테크건설, '신재생·주택' 숨고르기 [건설리포트]발전사업부 REC 판매물량 조정, 자체사업 기반 수익성 제고
고진영 기자공개 2019-11-14 11:27:5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테크건설이 '전진을 위한 후퇴'를 감행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이는 발전에너지사업부에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향후 상황을 보면서 서서히 물량을 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회사 측은 발전에너지부문의 경우 영업력보다는 시장의 변화에 실적이 좌우되는 만큼 건설부문 이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자체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REC값 급감에 '전략적' 판매 최소화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테크건설 발전에너지사업부는 REC 가격이 합리적 수준으로 정상화하기까지 판매를 잠정적으로 유보해 둔 상태다.
REC은 현물시장에서 일주일 중 두 번, 화·목요일마다 거래되는데 지난 7일 기준으로 평균 4만원가량에 팔렸다. 5일에는 3만9500원 정도로 떨어져 4만원 마지노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작년 초만해도 13만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속도로 곤두박질쳤다.
이테크건설로선 헐값에 REC을 팔기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1분기 REC가격이 6만원대였을 때도 이테크건설은 장기 공급계약분 등 일부를 제외하곤 판매를 중단했었다. 그러나 자회사인 군장에너지 상장 준비과정에서 외형 유지 필요성을 느껴 2분기에 판매를 재개했다가, 상장을 미루게 되면서 다시 판매를 멈췄다.
이에 따라 이테크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7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6.43%나 떨어졌다. 수익성 높은 발전에너지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테크건설은 매출만 보면 플랜트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영업이익은 발전에너지사업부가 70% 이상을 벌어들인다. 발전에너지사업부는 군장에너지와 SMG에너지, 쿼츠테크 등 이테크건설의 종속회사가 맡고 있으며 군장에너지에서 대부분의 실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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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회사 측에서는 지금의 REC 가격흐름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이대로 둘리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RPS 비율(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을 매년 1%씩 올리고 있는데, 현재의 경제성으로는 사업자들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정부 대책으로 RPS 비율 상향 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REC 가격이 많이 빠졌지만 원료 가격도 상당히 싸졌기 때문에 사실 지금 판매해도 이익을 낼 수는 있다"면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도 지금의 가격은 정상적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우리가 가진 물량이 많은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자체사업 확대, 주택분양 기회도 물색
이테크건설은 현재 이익 비중이 낮은 건설부문에서 수익 창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고심 중이다. 원래는 건축에서 시공만 담당했지만 수익성 제고차원에서 올해 들어 시행까지 모두 하는 자체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9월 새 주거브랜드인 'THE LIV'를 앞세워 가산동 지식산업센터에서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를 분양했고 향후 하남 등에서도 자체사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하남 미사에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땅을 매입해뒀으며 분양은 내년 즈음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매출 기준 120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자체사업에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인 만큼 현재로선 주택보다는 지식산업센터에 초점을 뒀다. 주택의 경우 서울에 택지를 찾기 어렵고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인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주택만한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한층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앞으로 수익성이 받쳐주는 주택분양 사업기회도 지속적으로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테크건설은 '대구 범어 더리브', '장항 이테크 더리브', '천안아산역 더리브' 등 서울 근교나 대도시 등에서 담당한 도급공사에도 '더리브' 브랜드를 적용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꾀하고 있다. 향후 자체 주택분양이나 재건축 진출 등을 위한 포석으로 여겨진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일반 시공을 할 때도 수익성이 괜찮아보이는 곳은 분양 수익을 공유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고 있다"며 "발전에너지사업은 시장이 계속 크긴 할테지만 케파(생산능력)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건설부문에서 이익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춤했던 이익과 별개로 외형성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테크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로 3943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8.94% 늘었다. 누적으로 보면 1조29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이 회사는 2013년 매출 6675억원을 거둔 이후 매년 매출이 늘면서 작년엔 1조487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매출목표는 1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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