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 IB 훨훨 나는데…'아쉬운' 공정위 제동 [하우스 분석]3Q 영업익 2486억, 사상 최대…한국판 골드만삭스 도전에 '찬물'
이경주 기자공개 2019-11-26 16:28:1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대우 IB(투자은행) 부문이 올 3분기 2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년 전 대우증권을 인수합병(M&A)한 이후 최대 성과다.호실적에도 미래에셋대우는 아쉬운 분위기다. 2년 전 초대형IB로 지정받은 후 추진해왔던 발행어음과 IMA(종합금융투자사업자) 사업자 인가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제동으로 불투명해진 탓이다. IB부문은 발행어음 등으로 사업영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도약하려던 꿈이 멀어졌다.
◇3분기 영업익 2497억…미래에셋대우 출범후 사상최대
미래에셋대우 IB부문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 6405억원, 영업이익 24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수익(4033억원)은 58.8%, 영업이익(2207억원)은 13.2% 늘어난 수치다.
2016년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으로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IB부문은 2016년 3분기누적 영업이익이 339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같은기간 1398억원, 2018년 같은 기간 2207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하다 올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IB부문은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을 절반 가까이 책임지고 있는 핵심부문이다. 올 3분기 전체 영업이익 5753억원 중 IB부문이 43.4%를 차지하고 있다. IB는 1~3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IB1부문은 전통영역인 DCM(부채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에서 기업금융업무를 △IB2부문은 국내외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IB3부문은 M&A 인수금융과 해외 대체투자 업무를 수행한다. IB부문 총괄은 대우증권 출신인 김상태 사장이 맡고 있다.
◇발행어음·IMA로 더 큰 활약 기대…공정위 제동에 아쉬움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 대우증권을 M&A했었다. 합병으로 자기자본이 기존 3조4000억원대에서 7조8000억원대로 늘어나 국내 최대 자본력을 지닌 증권사가 됐다. 올 3분기말 기준 자기자본은 9조1561억원에 이른다.
M&A 다음으로 추진한 것은 IB 운신 폭을 넓혀주는 초대형IB지정이었다. 초대형IB는 국내 모험 자본 활성화를 위해 2016년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발행어음(단기금융업무) 사업자 인가를 받을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발행어음 한도는 자기자본의 두 배에 이른다. 자본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모험 자본 투자에 운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본력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발행어음으로 인한 효과도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됐다. 더불어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만 신청할 수 있는 라이선스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 인가도 고려했다. IMA는 증권사가 개인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산을 운용해 고객에게 지급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기존엔 은행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대주주적격성을 문제 삼으면서 발행어음 등의 인가가 2년째 표류해왔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오너인 박현주 회장 일가가 91.9% 지분을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에 부당하게 일감을 지원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조사는 최근 공정위가 부당지원으로 결론을 내린 심사보고서를 미래에셋측에 발송하면서 마무리 국면에 있다. 발행어음 인가가 사실상 어려워진 모습이다.
IB부문이 호실적을 내고도 아쉬워하고 있는 배경이다. 발행어음과 IMA 인가를 받을 수 있다면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었다. 한 IB부문 고위 관계자는 "평소 후배들에게 발행어음과 IMA 인가 등이 통과하면 그 동안에 국내 증권사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글로벌 딜을 발굴하고 추진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 독려했다"며 "미래에셋대우에 몸담게 된 것이 큰 행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절차에 따라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게 된다. 제출기간은 심사보고서 발송 후 3주내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난 10년 동안 이익을 내지 못했고 박 회장 등 오너일가에 대한 배당도 없었기 때문에 부당지원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내달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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