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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화이버 M&A, 어떻게 성사됐나 수의계약으로 진행…위생용 부직포 생산설비 확충에 FI와 합의

김혜란 기자공개 2019-12-23 06:07:0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6: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이 코오롱글로텍 내 화섬사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로 하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대화를 시작한 건 지난해 중순께부터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와 옐로씨매니지먼트가 코오롱화이버의 새 주인으로 결정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신중하게 진행된 딜이다.

코오롱그룹이 코오롱화이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코오롱그룹은 성장동력으로 꼽혀온 제약·바이오 사업 부문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사태로 휘청이며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코오롱화이버 매각도 그 연장선에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SKC코오롱PI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수처리기업 코오롱에너지 매각 작업도 함께 병행되고 있다.

다만 두 기업 매각과는 다르게 코오롱화이버 매각 작업은 물밑에서 조용하게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됐다. 인수자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중순께 IB 네트워크를 통해 코오롱그룹과 연결됐다. 코오롱그룹과 인수 측은 지난해 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Binding)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오랜 협상 끝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이달 이뤄졌다.

코오롱그룹 입장에서 코오롱글로텍 내 화섬사 사업부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성장잠재력이 컸지만 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소재와 생활소재 부문을 사업 영역으로 두고 있었다. 코오롱에 따르면 전세계 부직포 수요는 2022년까지 연평균 7.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위생용 부직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캐파를 늘린다면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자동차소재 사업 부문이 아닌 비핵심사업에 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웠다. 지난 5월 코오롱은 코오롱글로텍에서 화섬사 사업부를 떼어내 코오롱화이버를 세웠다. 매각 등을 고려한 사전 작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거래에서 핵심은 재무적 투자자(FI)가 신주를 함께 인수한다는 점이다. 회사에 유입된 자금을 활용, 설비 증설에 나선다는 조건으로 매도자와 인수 측이 합의를 이루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이번 M&A 성사로 FI의 신주 인수 자금 200억원 가량이 유입된다. 이 자금은 캐파(CAPA)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현재는 단섬유 제조 관련해 풀캐파로 가동 중인데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시설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오롱화이버는 석유화학 원료를 공급받아 방사와 연신 등의 공정을 거쳐 단섬유를 제조한다. 코오롱화이버가 생산하는 폴리프로필렌(PP) 단섬유(staple fiber)와 복합방사 단섬유(Bicomponent staple fiber)는 위생용 부직포의 생산원료로 사용된다. 코오롱화이버를 품은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PP단섬유보다 고급 품질인 복합방사 단섬유 생산을 늘리기 위한 설비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복합방사 단섬유는 폴리프로필렌에 PE(폴리에틸렌),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등을 혼합해 만드는 이성분 섬유로 부드러움·강도·속건성 등이 PP단섬유보다 더 뛰어나다. 여성용이나 프리미엄급 기저귀에 주로 사용되고 단가도 더 높은 소재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중견·중소기업 지분 투자,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전문으로 하는 PEF 운용사다. 올해 들어선 항공기부품업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에 투자해 3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특히 이번 거래에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삼성전자 부사장, 전주페이퍼 사장 등을 역임한 주우식 회장이 이끄는 옐로씨매니지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뤘다. 코오롱그룹 입장에선 회사를 키울 역량을 가진 인수자를 낙점하는데 오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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