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비상근' 맹점 돌파구는 위원회 직통 핫라인 필요…총수 등 관련해 내부고발시스템이 관건
원충희 기자공개 2020-01-14 08:43:1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11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는 비상근 위원들이 대다수로 구성될 예정이다. 독립성 확보를 위한 필수조건이지만 반대로 회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맹점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거론되는 방안이 총수 등을 대상으로 한 내부고발(Whistle Blower)시스템 구축이다.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김지형 지평 대표변호사를 위원장으로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교수 △봉욱 전 대검 차장 △심인숙 중앙대 로스쿨 교수 등이 참여한다. 내부인사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 총괄고문이 포함됐다.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위원 전원이 비상근으로 활동하며 이들을 지원할 사무국 형태의 상근조직도 꾸릴 예정이다. 준법감시위원들은 삼성그룹 내에서 회사 준법지원인보다 사외이사에 더 가까운 지위를 갖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사외이사와 비슷한 한계도 동시에 안게 됐다. 비상근 임원들은 회사 내부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맹점이 있다. 7명의 준법감시위원이 7개 계열사 상황을 모두 들여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사외이사 같은 비상근임원의 경우 사내 주요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는다 해도 정제된 내용만 볼 뿐 정확한 내부사정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경영진에 비해 정보비대칭성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첫 번째가 상근지원부서의 탄탄한 서포트를 받는 방법이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별 문제 없이 업무영위가 가능한 이유는 안정태 감사팀장(전무)을 비롯해 상근감사조직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준법감시조직이 지원부서에 의존하게 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두 번째로 거론되는 대안이 내부고발제도 활성화다.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 역시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고경영자의 위반행위에 대해 직접 신고를 받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운영하는 해외기업들의 경우 내부고발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핫라인 운영에 공을 들인다. 일본 히타치(Hitachi)의 경우 내부고발 핫라인 설치해 경영자나 임원이 법 규정을 위반할 경우 준법감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에 직접보고 할 수 있도록 했다. 쇼와(Showa Corporation)는 내부고발 뿐만 아니라 기업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관련 문제에 대한 제안도 익명으로 할 수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일본 간카쿠증권(勸角證券)도 경영진의 위법행위가 있을 경우 준법감시위원장 소속 법률사무소에 통보토록 하고 자진신고시 처분을 경감해주는 제도를 운영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마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내부고발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윤리규정을 위반한 임직원을 아는 자는 누구든 준법감시조직에 제보할 수 있으며 최고경영자(CEO)나 컴플라이언스 최고책임자(CCO)가 책임지고 이를 처리토록 했다.
하지만 총수 일가와 그룹 고위직들이 연계된 사건에는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현재 삼성이 수사 받거나 재판 중인 사건은 대부분 오너일가, 사장급 이상 고위직이 연루된 건들이다.
즉 임직원들에 대한 준법감시체제는 잘 갖춰져 있으나 경영진에 대한 컴플라이언스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준법감시조직 수장이 CEO, CCO 등 사내임원인 탓이다. 결국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안착여부는 총수, CEO 등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핫라인을 설치하고 내부고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데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준법감시위원들이 비상근직의 독립성을 유지하되 실효성 있는 컴플라이언스를 하기 위해선 공식적인 지원부서 외 핫라인으로 연결되는 내부고발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김지형 위원장이 최고경영자에 대한 직접신고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도 이런 의미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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