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해외게임사 열전]'한중일' 걸친 SNK, 모바일 전선 확대①中 손자회사, 5개 게임 223억 양수…200여 IP 활용 옛 영광 되찾기
신상윤 기자공개 2020-02-04 08:06:06
[편집자주]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자본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국내 게임사간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해외 게임사들의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에 본사를 둔 코스닥 상장사 SNK가 모바일 게임 전선을 확대한다. 중국에 거점을 둔 손자회사는 이달 말 5개 모바일 게임의 사업 전반을 인수할 계획이다.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등 과거 인기몰이를 했던 게임들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중국 손자회사 통한 모바일 게임 인수, SNK 선지급 예정
코스닥 상장사 SNK의 중국 손자회사 '천진세용문화전매유한공사(Tianjin Seiyo Culture Media)'는 오는 31일 'King of Fighters 97 OL'을 포함해 전체 5개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양수한다. 전체 양수 금액은 233억6880만원(위안화 1억3910만위안) 규모다. 각 게임의 자산과 계약 및 기타 권리 등을 비롯해 인력까지 포함한다. 모바일 게임 개발 기술 등 노하우를 확보해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3개 모바일 게임은 SNK의 IP를 활용해 개발됐다.
관건은 자금이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천진세용문화전매유한공사의 자본금은 110억원 규모다. 5개 모바일 게임 양수금은 100% 모회사인 'SNK Beijing(베이징)'으로부터 출자받아 마련할 계획이다. SNK 베이징 역시 모회사인 SNK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을 조달한다. 오는 3월 말 336억2800만원(2억위안)을 출자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시차로 인한 양수금은 SNK가 우선 지급한다. SNK가 모바일 게임을 양도하는 '레도 인터랙티브(Ledo Interactive (Tianjin) Technology)'와 '회안덕윤네트워크(Huaian De Run Network Technology)'에 대금을 선지급할 계획이다. 차후 SNK 베이징의 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돌려받을 예정이다.
◇ '차이나 머니' 영향력 속 옛 영광 되찾을까
SNK는 지난해 5월 한국 코스닥에 입성한 외국 기업이다. 본사를 일본에 두고 있어 일본계로 분류되지만 최대주주(지분율 33.16%)는 홍콩에 기반을 둔 '즈이카쿠(ZUIKAKU)'다. 즈이카쿠는 SNK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중국인 갈지휘 회장의 100% 개인 회사다.
2001년 설립된 SNK는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로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동명의 SNK가 전신이다. 1973년 설립된 옛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와 '사무라이 스피리츠(사무라이 쇼다운)', '메탈슬러그' 등을 개발하며 아케이드 게임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PC 등의 보급으로 게임 시장의 전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2001년 파산에 이르렀다. 파산 직전 설립됐던 플레이모어는 SNK의 IP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후 'SNK플레이모어→SNK'로 사명을 부활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게임 개발 인력의 대거 유출 등 제작 역량이 크게 꺾이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결국 2015년 중국의 게임회사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사는 일본에 있지만 사실상 '차이나머니'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 이후 중국과 홍콩 등에서의 매출액이 전체 실적의 76%에 달할 만큼 사업영역의 축이 이동한 상태다.
한국 시장에선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 차례 실패를 딛고 재도전 끝에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1700억원에 달하는 공모자금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게임 관련 사업으로의 확장 재원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SNK가 내세운 가장 큰 경쟁력은 200여개의 IP다. SNK는 아케이드 게임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IP를 게임 개발사 등에 라이선스를 빌려주고 수익을 챙긴다. 현재는 게임 개발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이번에 인수한 5개 모바일 게임을 포함해 관련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SNK 관계자는 "보유한 IP를 활용해 개발된 게임을 상당히 유리한 가격에 인수하면서 인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돼 수익성 측면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 역량도 키웠다고 보고 있다"며 "양수금은 중국 정부의 승인 일정 등을 고려해 납입일을 여유 있게 잡은 것으로 SNK에서 우선 자금을 납입하고 되돌려 받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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