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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어라운드 귀재' 큐캐피탈 황희연 대표 [매니저 프로파일]중소·중견 바이아웃 전문 PEF 키운 '일등공신'

김혜란 기자공개 2020-02-17 13:39: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1: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는 1999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 출발해 PEF로 거듭났다. 투자업계 '산역사'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황희연 대표가 있었다는 데 큐캐피탈 구성원들 사이에 큰 이견은 없다. 2003년 큐캐피탈에 합류해 깊게 뿌리내린 황 대표가 2018년 6월 사령탑 자리에 오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황 대표는 취임한 뒤 큐캐피탈을 어떤 색깔로 그려갈지 고민했다. 답은 간단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인수해 성장을 돕는다면,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로서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지 1년 8개월 여가 지났다. 큐캐피탈은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전문 PEF 운용사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제지업체 영풍제지, 골프장 큐로경기컨트리클럽(옛 블루버드CC) 모두 경영난을 겪던 회사를 인수해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PEF 투자 모범 사례로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큐캐피탈에서 꽃핀 M&A 전문가의 길
황희연 큐캐피탈파트너스 대표이사
황 대표가 처음 큐캐피탈에 발을 들인 건 2003년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거쳐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다. 2000년 삼일PwC 감사본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지만 감사보단 인수·합병(M&A) 분야에 늘 눈길이 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M&A 거래가 봇물 터지던 시기였다. 감사 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 M&A 전문가의 길을 꿈꾸며 CRC 업계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엔 전문 PEF 운용사가 없던 시절이다. 기업 인수·투자는 CRC나 벤처캐피털(VC)이 담당했다. 황 대표는 2003년 CRC 큐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32세에 과장으로 입사한 첫해 큐캐피탈의 역사를 바꾼 의미 있는 딜을 성사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큐캐피탈이 자체 자금을 들여 VC인 TG벤처를 인수했는데, 황 대표의 첫 M&A 경험이었다.

이를 통해 1982년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자본 VC인 TG벤처와 큐캐피탈이 하나가 됐다. 이후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큐캐피탈홀딩스로, TG벤처는 지금의 큐캐피탈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꿨다.

큐캐피탈이 지금의 PEF 전문 운용사로 거듭난 건 그로부터 6년 정도 더 지난 뒤였다. 2004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이 생기면서다. 기존 구조조정촉진법에 근거해 설립된 CRC 회사들도 PEF 운용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큐캐피탈도 1호 PEF를 2009년 만들었다.

2006년부터 3년 간은 황 대표가 큐캐피탈을 잠시 떠나있던 시기다. 기업과 금융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자문업계로 눈을 돌렸다. 황 대표는 이때 회사를 떠나 딜로이트안진 재무자문본부(FAS), KB투자증권 IB본부에서 M&A 자문을 경험했다.

그가 복귀한 건 2009년께다. 당시 유은상 전무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황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더해달란 제안이었다. 큐캐피탈 합류 이후부터 황 대표는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황 대표가 복귀한 해 3000억원대 수준이었던 운용자산(AUM)은 유은상 대표와 함께 한 2016년까지 1조5000억원으로 크게 불었다. 펀드레이징 실력과 투자 역량을 입증하며 그는 큐캐피탈의 조직과 인력에서 중심으로 자리잡아갔다. 영풍제지(2015년)와 동양매직(2016년), 큐로경기CC(2017년) 역시 황 대표가 주도한 딜이다. 2016년부터 그는 CIO를 맡아 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대표 취임후 인재 영입·사세 확장 집중…'드림팀' 구성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큐캐피탈도 투자 실패의 경험이 없었던 게 아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가치가 증명됐다.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리더십을 발휘했다.

플랜트기자재 업체 대경기계의 투자 실패는 큐패피탈로선 뼈아픈 일이었다. 2007년 대경기계기술을 대한전선과 함께 2200억원에 사들였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했다. 대경기계기술 투자 건은 황 대표가 회사를 떠나있던 2007년 이뤄졌다. 황 대표가 투자 집행을 한 건 아니지만 복귀 후 대경기계의 원활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대한전선의 부진과 함께 무너진 회사를 다시 세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투자 실패에 대해 큐캐피탈은 몸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7년 대경기계 지분 전량을 260억원가량에 계열사 큐로컴이 인수했다. 투자 손실액이 적진 않았지만 큐캐피탈이 무한책임사원(GP)으로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해 시장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황 대표는 잠시 떠나있던 3년을 빼면 15년 간 큐캐피탈에 몸담았다. 떠나 있던 3년 동안 잊지 못할 경험과 인연을 만들었다. KB투자증권 IB본부에서 일하며 롯데그룹이 두산그룹의 주류사업부를 인수하는 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게 대표적이다. 당시 황 대표와 협업하며 딜 성사에 기여한 주역 중 한 명이 최근 큐캐피탈에 합류한 최명록 부사장이다. 투자1본부장을 이끌고 있는 윤동현 전무도 최 부사장과 인연이 깊다.

황 대표가 KB증권에서 큐캐피탈로 자리를 옮긴 2009년, 큐캐피탈은 인력이탈로 새로운 인재 영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최 부사장이 EY한영 출신 윤 전무를 황 대표에게 소개해줬다. 세 사람의 '드림팀'은 올해에서야 꾸려졌다. 황 대표가 KTB프라이빗에쿼티 전무로 있던 최명록 부사장을 큐캐피탈 부사장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영입하면서다. 황희연 대표-최명록 CIO 체제가 구축된 첫 해를 맞은 만큼 어느때보다 열성적으로 사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19년, 큐캐피탈은 의미 있는 진화를 거듭했다. 무엇보다 단독 GP로 나서 지난해 3월 30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한 게 뜻깊었다. 황 대표 취임 후 처음 만든 블라인드펀드였다. 큐캐피탈이 단독 GP로 바이아웃 펀드를 운용할 역량이 있음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기업구조혁신펀드(1550억원) 결성에도 연이어 성공해 큐캐피탈은 작년에만 4550억원의 투자 실탄을 확보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가공목재 수입·유통회사 케이원과 케이원임산, 케이원목재, 카카오 계열 스크린골프장 운영사 카카오VX까지 투자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미드캡 바이아웃 전문 PEF로 우뚝선 큐캐피탈

황 대표의 투자 철학과 목표는 확고하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전문 PEF 운용사로서 투자기업의 성장을 돕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큐캐피탈이 구조조정 전문회사에서 출발한 만큼 '비정상 기업을 정상화' 하는 일에 강점이 있다고 황 대표는 믿고 있다. 특히 큐캐피탈이 속한 큐로그룹은 여러 중소·중견기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큐캐피탈은 기업 투자에서도 계열회사들의 경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큐캐피탈만의 차별화된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경쟁력을 갖췄다.

황 대표가 주도한 딜인 영풍제지와 큐로경기CC 인수 사례를 보면 큐캐피탈의 투자 철학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큐캐피탈은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가치 향상에 중점을 둔다. 기업 인수 후 2년 정도는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정하고 회사를 안정화시키는 데 집중한다. 가급적 인력 구조조정은 지양하고 고용 창출을 지향한다.

황 대표는 2015년 적자기업이었던 영풍제지를 인수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을 일궈냈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큐로경기CC를 인수한 뒤 대중제 전환, 골프장 시설 보수, 야간 나이트(조명) 설치, 직원 임금·복리후생 향상을 통해 1년 만에 턴어라운시키는 데 성공했다. 경영 효율화, 체질 개선을 통해 회사가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이를 실현시킬 큐캐피탈만의 실력과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황 대표는 큐캐피탈이 가야할 새로운 20년 플랜을 그리고 있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투자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투자 섹터에 제한을 두진 않지만 제조업보단 내수 중심 수요 기반이 탄탄한 물류와 유통,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관련 기업 바이아웃을 지향한다. 단기간 수익내기에 급급한 방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일시적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지원한다는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킬 계획이다.

특히 대표 취임 이후 햇수로 3년 째가 되는 올해는 인재를 많이 영입해 사세를 키우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펀드 규모를 키워 관리보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임금 향상, 성과 체계 정교화 등 좋은 인력을 영입할 수 있는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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