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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여행업]최악의 위기 하나투어, 대량 출혈로 ‘생존’ 위태해지나②플랫폼 사업으로 '한 방' 준비했으나 '허탈'…단기차입금 상환 '비상'

김선호 기자공개 2020-02-20 09:20:18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생존이 잇따른 악재로 위협받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데 이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는 설상가상의 위기에 처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적자경영이 시작된 하나투어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하나투어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97% 감소한 76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57% 감소했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영업적자 28억원, 67억원을 기록했다.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던 탓이다.

올해 하나투어는 차세대 플랫폼 ‘하나허브’ 출시로 실적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손발이 묶이며 출시 일정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플랫폼 개발에 4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기대감이 컸던 만큼 코로나19가 몰고 온 상실감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악재로 체력이 저하된 하나투어가 이번 위기를 버텨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연결 기준

◇신성장 동력 호텔·면세사업 여전히 적자…‘재팬’까지

하나투어는 2013년 관광호텔사업 목적으로 자회사 마크호텔을 설립했다. 2년 뒤인 2014년에는 SM면세점을 설립하고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며 외형성장을 이뤘다. 여행업이 본업인 하나투어가 연관 사업을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호텔과 면세사업은 모두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 이외에는 지속적으로 출혈이 발생하며 모기업 하나투어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임대료보다 이자 비용이 더 저렴할 것으로 판단해 대출을 받아 ‘티마크 호텔 명동’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으로 약 890억원이 소요됐다.

SM면세점은 공항점을 확대하는 한편 장사가 안 되는 인사동 시내면세점을 대폭 축소해 적자 폭을 줄였다. 하나투어는 이와 같은 추세라면 SM면세점이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잇따른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에서도 현금 창출 역할을 못 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본에 위치한 자회사 하나투어 재팬까지 작년 적자전환함에 따라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재무건전성엔 적신호가 켜졌다. 부채비율은 2016년 145.31%, 2017년 155.63%, 2018년 198.53%, 지난해 3분기 324.05%로 상승했다. 신 성장 동력으로 여겼던 자회사 사업이 적자경영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본사의 재무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1300억 ‘외부수혈’…당장의 숨통은 트였으나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직격타를 맞은 하나투어의 현금창출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다. 이 와중에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 투자를 위해 3자 배정방식으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로부터 1300억원 규모의 수혈을 받을 예정이다.

차세대 플랫폼 하나허브는 하나투어의 성패가 달린 사업이다. 하나투어는 IMM PE로부터 수혈을 받기 이전 플랫폼 개발에만 400억원을 투자했다. 부직한 실적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신사업 투자를 이어나가며 미래 성장 가능성에 베팅을 했다. 플랫폼 사업에 미래가 걸렸다는 판단 하에 외부 수혈도 결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플랫폼 사업에도 제동을 걸었다. 하나투어는 2월 중에 하나허브를 출시하기로 했으나 2~3개월 뒤로 연기한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언제쯤 잠잠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2003년 당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봤을 때에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더라도 향후 4~5개월 동안은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허브 출시가 잠정 연기된 가운데 외부수혈 받은 재원이 하나투어 단기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년 내 상환해야 되는 단기차입금 규모는 13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하나투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3억원,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00억원이다. 만약 적자경영이 지속되면 차입금 상황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크다.

차입금 상환에 외부로부터 수혈 받은 재원이 활용되면 그만큼 차세대 플랫폼 하나허브 개발에 쓰이는 비용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 출시와 개발이 연기될수록 실적 개선도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300억원의 재원은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투자될 계획으로 지금까지 변동 사항은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관광시장이 언제 해빙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 여행사로서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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