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니아, 소액주주가 감사위원 선임 추진…표대결 불가피 감사위원 선임 '3%룰' 적용 변수에 대주주측 우군 확보 총력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04 08:12:2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베니아 소액주주들이 오는 5일 주주총회에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상정하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인 안건은 지분이 적은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지만 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경우 '3% 룰'이 적용되는 만큼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소액주주들과 표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3일 업계에 따르면 인베니아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에 김창수 중앙대 총장과 장승주 신용보증기금 경영자문위원을 신규 감사위원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데 성공했다. 또 김 총장과 장 자문위원을 각각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리는 안건도 함께 상정했다.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의결권이 있는 지분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제기한 문제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주가 하락을 비롯해 낮은 배당성샹, 적자를 내고 있는 자회사 인베니아브이의 무리한 흡수합병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자회사 인베니아브이는 과거 인베이아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아울러 이들은 오너인 구동범 사장이 실적에 비해 5억3000만원이라는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 한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인베니아의 주가는 꾸준히 추락했고 배당성향도 낮았다"면서 "그동안 많은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번에 아예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은 작년 3월 주총 당시 차등배당과 자기주식 소각을 안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주총에서는 인베니아가 제시한 1주당 60원 배당금 지급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고, 자기주식 소각 안건은 부결됐다. 주총에서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각각 12.9%, 5.8%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인베니아의 손을 들어줬다. 인베니아 오너인 구동범·구동진 형제는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7촌 지간이고 LG디스플레이, LG전자는 주요 고객사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에도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함께 올렸다. 하지만 당시 인베니아 측에서 결격사유를 들어 이를 막았다.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감사위원이 인베니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위원은 이 같은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검토를 통해 준비했다고 소액주주들은 언급했다.
결국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회사측과 소액주주 간의 표대결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액주주 측에서는 작년과 달리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감사·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경우 3%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3%룰이란 감사 선임 안건에 한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3% 초과분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감사위원으로 선임되기 위한 요건은 출석주주 과반수 및 발행주식 25% 이상의 찬성이다. 대주주·특수관계인의 의결권으로 인정되는 발행주식의 3% 외에 나머지 2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회사측은 대주주를 제외한 '아군' 22%를 확보해야 하고 소액주주들도 단결력을 보여야 한다.
지난해 든든한 지원 세력이었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부진으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인베니아 지분을 매각한 일은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12.93%의 지분을 모두 매도했고, LG전자도 작년 9월 기준으로 지분율을 4.94%까지 줄였다.
인베니아는 대형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이며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BOE 등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7.2%, 82.7% 감소한 38억원, 9억8388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4% 줄어든 1462억원에 그쳤다.
인베니아는 이번 주총에 소액주주와 별개로 기존 사외이사인 박주천 LIG 문화재단 이사를 재선임하고 김영석 건국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감사위원 주주제안과 관련해 "주주 분들이 매년 제안을 하시는데 이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사안은 없다"며 "이번 주총에서 잘 준비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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