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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연초특수 명암]공모채 발행량, 수수료는 '역대급'…요율은 '짠물'④21.89bp, 역대 두 번째로 낮아…기업경기 저하, 이슈어 비용절감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12 14:26:31

[편집자주]

일반적으로 1분기 공모 회사채 시장은 연초특수를 누린다. 북 클로징 후 지갑을 닫았던 투자자들이 자금집행을 재개하면서 수요 우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올해도 시작은 괜찮았다. 2월 중순까지 공급량 폭발은 여전했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지속, 코로나 19사태 등으로 수요 위축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연초 효과의 조기종료 여부와 부채자본시장에 퍼지고 있는 수급 불안 우려의 현실화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분기 공모 회사채 발행량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치다. 그러나 조달 파트너에 대한 예우는 한결 박해졌다. 증권사 IB에 대한 예우의 척도로 여겨지는 인수수수료율이 연초(1~2월) 기준 역대 최저치에 버금갔다.

IB업계에서는 경기불안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펀더멘탈 악화로 비용절감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자 ‘마른 수건 쥐어짜듯’ 인수 수수료까지 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요예측 제도가 시장에 안착해 성공률이 높아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역대급 ‘짠물’ 수수료율…상승 가능성 ‘희미’?

10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발행된 공모채는 12조977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다. 공모채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했다. 인수수수료 총액은 284억5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한 것으로 인수수수료도 역대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출처: 더벨플러스
그러나 인수수수료율로 따지면 역대 최저치에 버금갔다. 올 들어 2월까지 발행된 공모채의 인수수수료율은 21.89bp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bp 줄었다. 2017년 21.33bp를 기록한 이래 인수수수료는 21bp대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23.42bp를 기록하며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수수수료를 지급하는 곳이 올해 증가했다. 올 들어 2월까지 인수수수료율이 15bp를 밑돈 기업이 9곳이나 된다. 지난해 3곳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는 인수수수료로 10bp를 책정했다. CJ프레시웨이는 대표주관수수료로 2bp를 추가책정하긴 했지만 이를 고려해도 업계 최저에 해당한다.

다만 업계 최고 수준의 인수수수료를 지급하는 SK그룹 물량은 견조하게 유지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가 공모채인 만큼 증권업계 등 시장과 소통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공모채 발행량은 2조1900억원으로 인수수수료 평균은 30bp다. 특히 SK하이닉스가 1조6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하며 31억8000만원을 인수수수료로 지급,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인수수수료가 평균 20bp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기업들의 자금 상황이 나빠지면서 ‘마른 수건을 짜내듯’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금리 동향과 인수수수료 동향이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채권 수익률 자체가 낮다보니 금리든, 수수료든 1bp 차이라도 더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비용절감이 업적이 되는 재무담당자 입장에서는 금리보다 낮추기 쉬운 수수료 쪽에 눈이 가게 마련이다. 실제로 인수수수료가 역대 최저였던 2017년 기준금리는 1.25%로 크게 낮을 때였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올해 연간 인수수수료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 코로나19 사태로기준금리가 최소 동결되거나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A급 이하 비우량기업은 물론 AA급 우량기업들까지 신용등급 저하가능성이 떠오르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NH증권, 연초효과 덕 ‘톡톡’…KB증권·SK증권 뒤 이어
출처: 더벨플러스
NH투자증권이 공모채 시장의 ‘연초효과’ 덕을 톡톡히 누렸다. NH투자증권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받은 수수료는 59억원이다. 지난해 5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NH투자증권이 연초 수수료수입 기준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7년 4위, 2018년 5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부터 연초 스퍼트를 바짝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SK그룹 딜에서 적잖은 인수수수료를 확보했다. NH투자증권의 수수료 상위 딜은 SK하이닉스와 메리츠화재 공모채 발행이다. 각각 1조6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인데다 인수수수료율로 30bp를 지급한 딜이다.

KB증권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KB증권은 2013년 이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순위권에서 밀려난 적 없다. 2014년 연초 수수료 기준 4위로 밀렸지만 2015년에는 1위를 탈환하면서 부채자본시장의 강자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KB증권이 수임한 딜은 모두 75건으로 NH투자증권(63건)보다 많다. 그러나 수수료는 57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KB증권의 수수료 상위 딜은 삼성증권과 SK하이닉스, 메리츠화재 공모채 발행 딜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54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KB증권은 이 가운데 2000억원을 인수함으로써 인수수수료를 상당 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이 책정한 인수수수료율은 20bp로 높지 않지만 발행규모가 워낙 커 인수수수료로 10억8000만원을 지불했다.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수수료로 47억원 정도를 확보하며 3위와 4위에 올랐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 딜를 통해 가장 많은 수수료를 받았고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제철 딜이 수수료상위딜로 꼽혔다.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제철은 인수수수료율로 20bp를 책정했지만 공모채 발행규모가 5500억원, 5000억원에 이른 덕분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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