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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랩 비즈니스 돋보기]삼성증권, 해외 자문랩 '특화'…중소기업 OCIO '정조준'⑦현지 운용사 포트폴리오 소싱, 리테일 판매 '주력'...유관부서 협업 통한 홀세일 보강

김수정 기자공개 2020-04-21 13:15:00

[편집자주]

랩(wrap account) 운용부는 고유자금운용부서와 더불어 증권사의 양대 운용조직이다. 사내 리서치센터나 외부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관과 개인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외부위탁운용(OCIO)도 랩에서 출발한 비즈니스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랩운용역의 업무는 사실상 펀드매니저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동안 자산관리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의 위기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각 증권사 랩운용부와 관련 비즈니스의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랩운용팀은 해외 유수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를 발굴해 리테일 채널에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주식 자문형랩에 있어서는 업계 최고 정보력과 라인업을 자랑한다. 향후 리테일 랩 상품의 초점 역시 해외 자산에 맞춰져 있다.

올해부터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홀세일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기관보단 삼성증권의 맞춤 고객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중점을 두고 OCIO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루미스세일즈·슈로더 등 해외 운용사 자문 상품 '강점'

삼성증권의 전체 랩 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3조2000억원이다. 대부분이 리테일 자산으로 이뤄졌다. 현재훈 랩운용팀장(사진)은 "120조원 규모 국내 랩 시장에서 점유율 자체는 작지만 대형사는 홀세일 비중이 큰 반면 당사는 리테일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리테일 중심으로 자산이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현 팀장은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 한불종합금융(현 메리츠증권) 등을 거쳤다. 삼성증권에서 투자컨설팅팀과 신탁팀장을 맡았다가 2016년부터 랩운용팀을 이끌고 있다. 랩운용팀은 팀장을 포함해 20명 규모다.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상품지원담당에 소속돼 있으며 법인형, 주식형, UMA(Unified Managed Account)등 3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삼성증권이 차별화를 추구하는 부분은 해외자문형 랩이다. 현 팀장은 "상품데스크에서 최근 수년간 해외에 많은 투자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다양한 해외투자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에 랩운용팀에서도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랩서비스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해외 현지 운용사를 발굴해 이들이 자문하는 해외주식 자문형랩을 다양하게 투자자에게 제공한다"며 "해외주식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가장 투자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미국 운용사인 루미스세일즈, 프린시플, 슈로더, 그리고 중국 초상증권 등의 자문을 받는 해외주식 자문형 랩을 판매, 운용하고 있다. 루미스세일즈 자문형랩은 미국에 상장된 우량 성장 기업에 장기 투자한다.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헬스케어, 소비재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파괴적인 혁신이 가능한 미국 장기 성장 테마주에 투자하는 슈로더 자문형랩은 데이터센터, 리츠, 전자상거래, 반도체 등 부문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주식 자문형랩 라인업이 확대됨에 따라 잔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상품 기획에 있어서는 '톱다운'(Top-down) 방식과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한다. 톱다운은 현재 금융시장 환경과 중장기 전망 아래 성과 창출이 가능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적합한 자문사를 선정하거나 자체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현 팀장은 "최근 출시된 글로벌 헬스케어 랩이 예"라며 "최근 '코로나19'에서 파생된 위기 상황이 일단락되면 국가별 의료시스템 변화에 따른 수혜가 헬스케어 섹터에 집중될 것으로 판단해 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보텀업 식은 운용사 포트폴리오 성과를 점검, 차별화된 특징이나 성과를 보유한 운용사를 필터링한 뒤 적정성을 점검해 상품화하는 방식이다. 루미스세일즈 자문형랩의 경우 이같은 방식으로 기획됐다. 고객이나 지점의 투자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현 팀장은 "SNI 지점에서 고객들이 달러를 보유하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하고자 한다는 점을 파악해 미국에 상장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POP UMA 글로벌일드 ETF 랩'을 론칭했다"고 소개했다.

◇"기업금융지점·FICC본부 손잡고 중기 특화 OCIO 육성"

삼성증권은 지난해 해외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랩 상품을 선보였다. 미국 가치주와 혁신주에 투자하는 상품과 일본 중소형주 랩, 글로벌 리츠 랩과 글로벌 ETF 랩 등이다. 이에 따라 리테일 고객과 자산도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다. 홀세일 고객의 경우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 팀장은 "이러한 결과로 홀세일 투자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홀세일 고객과 자산이 꾸준히 확대됐다"고 조명했다.

삼성증권은 다양한 투자자산을 찾을 수 있는 해외시장이 앞으로도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해외 관련 랩 서비스 라인업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 팀장은 "기존 성장주 중심의 라인업에서 가치주, 중소형주, 테마주, ETF 등으로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투자전략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운용사와 서로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사업적 니즈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크고 운용사 발굴부터 상품 출시까지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며 "하지만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향성 아래 지속적으로 우수 해외 운용사 발굴에 리소스를 투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홀세일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OCIO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OCIO 사업 전개에 있어 랩운용팀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현 팀장은 "연기금 및 법인 투자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OCIO 비즈니스는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산업이라는 판단"이라며 "OCIO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금융지점이나 FICC본부와 협업해 대상 고객군에게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랩운용팀은 2015년부터 별도 법인맞춤형 파트를 두고 법인 자금 운용을 전담시켜왔다. 현 팀장은 "일반법인과 공사, 재단, 대학 등 다양한 수익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맞춤 운용 경험을 보유했다"며 "투자정책 수립 단계부터 시작하는 '토탈 어드바이저리 서비스'(Total Advisory Service)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에는 랩운용팀 내 법인자금운용 관련 인력을 보강하면서 OCIO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향후 중소형사 위주로 OCIO 사업 저변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현 팀장은 "한 두 곳의 초대형 기관 자금에 집중하기보다는 기업금융지점·FICC본부와 협업해 삼성증권의 고객관리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중소형 법인 중심으로 OCIO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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