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를 움직이는 사람들]'NEXT 이인우' 김상훈 대표, 대 이은 오너家 신임⑥그룹 적통 재무라인…사조대림 합병 구상 '사업효율화' 첨병
전효점 기자공개 2020-05-05 08:20:23
[편집자주]
수산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 사조그룹은 현재 오너3세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온 가운데 경영효율화를 위한 수직계열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룹의 성장과 변화 그 중심에는 주요 임원을 맡은 조력자들의 공로가 녹아 있다. 더벨은 사조그룹의 핵심 조직과 함께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의 역사는 인수·합병(M&A)의 역사'라고 족히 표현할 수 있다. 다수의 M&A를 주도해 온 재무라인이 경영 실권을 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이사(사진)는 같은 재무통 출신인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이 실무자 시절부터 눈여겨 보고 육성한 인물이다.김 대표는 지난해 그룹 최대 계열사로 부상한 합병 사조대림의 1대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합병 사조대림은 사조그룹에서도 식품사업의 주축이자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들을 총괄하는 최상위 사업회사다. 대표로 내정된 것만으로도 그룹에서 김 대표의 입지를 가늠하게 한다. 실제로 사조해표 대표 시절부터 대림·해표 합병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부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재무통으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눈에도 들어 오너 3세 주지홍 부사장의 경영 수업을 일임 받았다. 대를 이어 오너가의 신뢰를 얻은 몇 안되는 인물로 꼽힌다. 차기 대권을 이어받을 주 부사장 곁을 지킬 '넥스트(NEXT) 이인우'로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주진우-이인우 계보 잇는 재무 이너서클
주 회장 시대 2세대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 대표는 이 부회장의 족적을 따르고 있다. 1961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사조그룹에 발을 들였다. 그룹의 적통 재무라인으로,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임태기 사조산업 상무의 선임이기도 하다. 실무자 시절부터 줄곧 지주사 재무직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임원으로서의 경력은 2004년 4월 사조산업 관리본부장으로 경영진에 합류하면서부터 시작 된다. 2004년은 사조산업이 사조해표(옛 신동방)를 인수하고 이후 10여년간 본격적인 M&A 시대를 열어젖힌 기념비적인 해다. 김 대표는 5월 피인수기업이었던 사조해표 관리본부장직으로 발령 받고 인수 이후 기업 통합 작업을 전담했다. 2007년에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조해표와 긴 인연을 이어간다.
당시 사조해표는 그룹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회사였다. 그를 불러들인 것은 대표를 맡고 있던 이 부회장이었다. 김 대표는 직전 해 그룹에 피인수된 사조대림의 이사직도 겸임하면서 이 시기 주요 자회사 안살림을 도맡았다.
김 대표는 2011년 1월에는 상무를 단 지 만 4년만에 부사장직에 오르면서 사조해표 2인자로 부상했다. 2016년에는 대표이사 사장 및 자회사 삼아벤처 대표로 승진했다.
◇그룹 내 사업 효율화 이끈 첨병
김 대표는 사조해표 대표에 오른 2016년부터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합병을 위한 청사진을 그려온 것으로 보인다. 작년 초에는 사조대림 대표로 선임되면서 합병 과정을 몸소 주도했다. 올해 현재까지 PMI(기업 인수 후 통합) 작업과 시장 연착륙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양사 합병이라는 적극적인 방식의 통합이 추진되기 훨씬 이전부터 식품 계열사들이 조직 통합을 통해 사업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온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그가 주도해 설립한 사조C&C는 이같은 집념이 반영돼 출범한 첫 통합법인이었다. 사조C&C는 사조해표와 사조대림의 판촉 조직을 통합해 설립한 식품 판촉 전문사로 그룹이 줄곧 추구해오던 조직 통합의 산물이었다. 당시 그룹은 통합구매팀을 운영하고 종합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계열사간 따로 운영되던 시스템을 하나씩 합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김 대표는 이같은 아이디어의 선봉장으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올해부터는 합병 법인 출범 뒤 이어지고 있는 그룹 계열사 재배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유사성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사조산업과 사조씨푸드를 묶고, 사조대림과 사조오양·동아원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향이다.
◇오너가 대 이어 두터운 신뢰
김 대표는 사조그룹 오너가와 대를 이어 두터운 신뢰를 누적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주 회장과 막역지우인 이 부회장을 통해 주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꼼꼼하고 정확하며 재무를 중시하는 주 회장과 김 대표는 성향상 접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의 신임은 3세 주지홍 부사장의 경영 실무 수업을 맡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룹은 2011년 사조해표·사조대림에 기획팀을 분리·신설하면서 주 부사장에게 실무 책임을 맡겼다. 그전까진 사조산업 기획팀이 그룹 전반의 M&A와 신사업을 전담해왔지만 해당 업무를 사조해표·사조대림으로 분할하면서 양사 독립성과 재량권은 한층 확대됐다. 주 부사장으로선 이 기획팀을 이끌면서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의 주축을 경험한 셈이다. 당시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던 김 대표가 상사였다.
사조대림 이사까지 겸임하고 있던 김 대표의 관할은 주 부사장의 업무 범위와 일치했다. 4년간 합을 맞춘 두 사람은 2016년 초 나란히 대표이사와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출범한 사조대림 이사회도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직을 맡은 주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B2C 식품사업 전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부에서는 외향적이고 영업을 좋아하는 주 부사장에게는 신중하고 꼼꼼한 김 대표가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 회장의 곁에 늘 이 부회장이 있었 듯 차기 경영권을 넘겨받는 주 부사장의 곁에서 참모 역할을 이어갈 인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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