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업 리포트]부활 꿈꾸는 삼안, 험난했던 둥지찾기 역사우여곡절 끝 한맥그룹 편입 5년째…전성기 매출 절반 수준 그쳐
고진영 기자공개 2020-05-25 13:21:1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십여 년 전 삼안은 기세등등하게 엔지니어링 업계 2위를 달렸다. 이런 위용은 빛이 바랜 지 오래다. 모기업인 프라임개발의 무리한 사세 확장에 치여 덩달아 고생을 하다가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당시 채권단은 삼안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프라임개발이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번번이 매각절차에 훼방을 놓는 바람에 다른 주인을 찾는 데 4년이나 걸렸다. 이제 새 둥지에 자리잡은 지 5년째지만 회복이 맘처럼 쉽지 않다. 아직 전성기 외형의 절반도 되찾지 못했다.
삼안은 2019년 매출 1212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1168억원에서 이듬해 1002억원으로 후퇴한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속도는 더딘 편이다. 고점을 찍었던 2009년 2916억원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2019년 시장 점유율은 6.9%로 7위에 머물렀다. 6위 이산과의 격차는 전년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다소 벌어졌다. 2011년만 해도 업계 2위를 지켰는데 2012년 5위로 떨어지더니 2016년에는 8위까지 추락했다. 2017년 7위로 한 단계 오르긴 했지만 이후로는 요지부동이다.
위기는 과거 모기업이었던 프라임개발의 야심에서 비롯됐다. 삼안은 2000년대 찬란한 성장세를 구가했다. 2000년 5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2009년 6배 가까이 불었다. 매년 이익을 쌓으면서 이익잉여금 역시 2000년 69억원에서 2010년 714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프라임개발이 소화하기 어려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다가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삼안 역시 후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프라임개발은 2008년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6780억원을 쓰면서 2000억원가량을 차입했다. 연간 금융비용이 112억원에 육박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자 원금은커녕 이자도 제때 갚지 못할 처지에 몰렸다. 결국 상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2010년 말 삼안을 매물로 내놨다.
다행히 롯데건설이 인수 의사를 보여 매각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매각차익 세금을 두고 롯데건설과 프라임개발이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거래가 불발로 끝나고 말았았다. 2015년 6월에는 대아티아이-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당시 프라임개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삼안 대표이사가 거래에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프람임개발이 알짜 자회사인 삼안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2015년 말 이번에는 삼안 채권단이 한맥기술-장헌산업 컨소시엄과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거래 종결에 필요한 주주총회 개최에 프라임개발이 시간을 끌면서 또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기도 했지만 인수절차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삼안은 4년 만에 새 둥지를 찾아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삼안의 최대주주는 한맥그룹 계열사인 장헌산업(48.65%)과 한맥기술(18.75%)이다.
인수 첫해인 2016년 삼안은 조직개편부터 단행했다. 기술대표와 관리대표로 나뉘었던 2인 체제를 한맥그룹 출신 최동식 대표 1인 체제로 바꾸었다. 이밖에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7개의 사업본부를 구축하고 본부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그러나 그 해 오히려 매출이 후퇴하며 고전이 계속됐다.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신용도가 떨어지고 기술 인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탓이다.
2017년부터는 매출이 서서히 오르고 있으나 아직 새집에 이주한 효과를 완전히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주주인 장헌산업 및 한맥기술, 삼안 노조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삼안은 인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데다 노사 갈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노사관계가 점차 좋아지고 있어 향후 성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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