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업 리포트]업계 4위로 내려앉은 유신, 점유율 반등 고전건화에 추월 허용 이후 9%대서 지지부진, 2018년부터 적자 지속
고진영 기자공개 2020-05-20 09:28:5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업계 선두를 달렸던 유신이 치열한 파이 경쟁에서 난항을 계속하고 있다. 유신은 2000년대 중반 도화엔지니어링에 1위를 내준 이후 3위권을 오래도록 지켰다.하지만 3년 전 중위권 업체들의 반격에 무너지면서 끝내 건화에 4위를 내주고 말았다. 그 뒤로 매년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신은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 닫힌 성장판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신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엔지니어링 시장 점유율 9.5%를 기록했다. 업계서 4번째다. 2016년 11.51%에서 9.8%로 급락하며 건화에게 역전을 허용하고는 9%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립 초기만 해도 업계의 맏형 역할을 했다. 1966년 '유신특수설계공단'으로 탄생한 이후 경부고속도로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국내 건설 인프라와 산업 기반이 점차 갖춰지면서 유신의 성장도 벽에 부딪혔다. 사회간접자본(SOC) 물량 축소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급기야 2006년에는 오랜 강자인 도화엔지니어링이 유신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정부 초반에는 4대강 사업을 비롯한 토목 일감이 늘어나면서 잠시 호황을 맛보기도 했으나 도화엔지니어링을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2009~2010년에 2300억원 수준까지 반짝 올랐던 매출은 엔지니어링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2011년 다시 1800억원대로 급강하했다. 당시 유신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내는 위기까지 맞았다. 외형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원가와 판관비 부담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업계의 판도 역시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엔지니어링 시장은 도화엔지니어링, 삼안, 유신으로 이어지는 삼각 구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았었다. 하지만 2위였던 삼안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유신은 과거보다 매출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상위권의 견고한 벽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반면 4~6위권이던 한국종합기술과 건화는 소폭이나마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결국 2012년 한국종합기술이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면서 업계는 도화엔지니어링-한국종합기술-유신이 한 쪽씩 담당하는 트라이앵글로 재편됐다.
유신이 그대로 3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안심하긴 힘들었다. 그간 유신과 3~4%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5위에 머물렀던 건화가 4위로 성큼 뛰어올라 턱끝 추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2년 둘의 점유율 차이는 1%포인트 이하로 좁혀졌다.
점유율 상승을 거듭하며 자리를 위협하던 건화로부터 유신은 2015년 마침내 3위를 빼앗겼다. 이듬해는 3위를 재탈환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017년 다시 건화가 3위를 쟁취했다. 이후로는 유신이 3년 내리 4위에 머무는 중이다. 2019년 기준 건화가 점유율 10.6%, 유신이 9.5%로 1.1%포인트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유신은 주춤한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도 고민이다. 2011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근 10년간 영업이익률이 1%를 상회한 적이 없다. 게다가 2018년에는 77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고 지난해는 적자 폭이 96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매출은 46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94억원)보다 18.8% 올랐으나 7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냈다.
회사 측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부진한 실적의 탈출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10여개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수익성 있는 특정지역을 집중적으로 개척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해안 종합개발 컨설팅사업, 베트남 NH19 국도 개보수 실시 설계, 알제리 알제메트로 1호선 연장선(아인나자-바라키역)구간 토목시공 감리용역, 에티오피아 도로감리 (비솝투 ~ 센다파), 파키스탄 신드주 지방도로 개선 설계 검토 등을 진행 중이며 이밖에도 방글라데시와 몽골, 네팔, 캄보디아, 탄자니아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유신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도급용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1.8%에 불과했다가 2018년 13.4%, 지난해 17%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16.5%로 다소 줄었으나 전반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에서 해외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은 26.7%가량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현장 인 스토리]세림B&G "환경표지인증 연장, 악재 해소"
- [Company Watch]씨아이에스, 노스볼트 충격에도 '호실적' 유지
- [Company Watch]HVM, 올해 연매출 500억대 진입 '총력'
- [Company Watch]'소프트웨어 솔루션 재편' 핀텔, 흑자전환 여부 ‘촉각’
- '오리온 파트너' 하이센스바이오, 기평 신청 'IPO 재도전'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온코크로스 IPO In-depth]신약 한방 아닌 플랫폼 통한 성장, 이미 확보된 고객·매출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노보노디스크 '韓 협업' 시동 "플랫폼까지 관심 영역 확장"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