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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1호 도화엔지니어링, '이름값' 여전 [엔지니어링업 리포트]지난해 해외수주액 4배 증가…2030년까지 매출 비중 80%로 확대

고진영 기자공개 2020-05-11 13:14:5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야마다 각종 ‘1호’ 타이틀을 쥐고 있는 업체들이 있지만 그 명성을 지금까지 지키는 곳은 많지 않다. 몇십년 세월이 지나면 지닌바 위상도 출발선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이하 도화)은 이런 점에서 이례적이다. ‘최초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링 회사’라고 스스로를 수식하는 데서 자부심이 엿보인다.

실제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은 도화의 탄생과 함께 태동했다. 1957년 세워진 ‘도화설계사무소’가 한국의 첫 엔지니어링업체이자 도화의 전신이다. 당시 내무부 토목국장 출신이었던 김해림 회장이 설립했다.

이후 1975년, 중동 해외건설 붐을 타고 플랜트 수요가 급증하자 도화는 가장 먼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하고 ‘코람샤 항만공사 설계사업’을 따냈다. 업계서 처음으로 올린 해외수주다.

45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화는 국내 및 해외수주 선두자리를 그대로 유지 중이다. 지난해는 해외수주액이 300% 이상 뛰며 국내 1위를 지켰다. 올해부터는 조직개편을 동력으로 해외시장에서 한 차례 더 도약을 노린다.

◇2019년 해외수주, 전년 대비 4배 이상…중남미 개척 성과

8일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도화는 이날 기준으로 올해 누적 해외수주 4597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8691만달러)보다 47.1% 줄었지만 상위 15개 엔지니어링업체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많은 수주를 올렸다. 2017년 같은 기간 수주액인 1258만달러와 비교해봐도 대폭 늘어난 수치다.


최근 10년간 도화의 연도별 해외수주액(해외건설종합서비스 기준) 변화를 보면 오름세가 무척 가파르다. 2010년 1577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15년 6138만달러로 뛰더니 2016년에는 1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4억2221만 달러로 전년보다 332.4%나 늘었다.

수주가 증가한 배경은 주로 태양광 EPC(설계·조달·시공) 일감들이다. 굵직한 수주로는 베트남 QNY 40MW 태양광 발전소 건설·운영사업(757억원), 일본 모리오카 태양광발전사업 건설공사 및 관리운영위탁계약(합산 1147억원) 등이 있다.


도화 관계자는 “그간 해외시장을 여러 군데 계속해서 두드려 온 성과가 나타나면서 길이 열린 덕분”이라며 “특히 과거 접근이 어려웠던 중남미 시장에서도 지난해 적잖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도화는 해외시장 확대에 꾸준히 힘을 쏟아왔다. 엔지니어링만 하는 회사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건설전문지 ENR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설계회사 순위에서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91위에 등재됐다.

2012~2014년 8개 수준이던 해외지사 역시 지난해 21개까지 불었다. 해외지사를 세우는 이유는 영업을 전략적으로 펼치기 위해서인데, 이 숫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뜻이다. 위치 분포를 살피면 당초 동남아와 중동에 해외지사가 집중돼 있었으나 현재는 페루, 콜롬비아, 볼라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과 탄자니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됐다.


활발한 해외 영업활동은 비용 쓰임새를 봐도 짐작할 수있다. 해외 출장과 시장조사 등에 들어간 돈은 사전에 공통비로 포함됐다가 차후 계약이 맺어지면 영업비용 중 ‘해외개척사업비’로 따로 분류된다. 이 해외개척사업비는 그간 14억원 수준을 오갔지만 지난해 21억원으로 늘었다.

◇10년 내 해외 매출 비중 80%로 확대…EPC, PMC 핵심

도화는 2030년까지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80%로 늘리겠다는 중장기 플랜을 내부적으로 세워두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로 무게추를 옮겨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해외 비중이 25% 수준인데, 계획대로 된다면 국내 중심인 현재의 사업구조를 완전히 뒤바꾸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향후 매출에 반영될 수주고 구성에서는 이미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뛴 상태다. 도화는 2019년 기록한 신규수주액 8490억원 가운데 53%가량을 해외에서 물어왔다. 누적 수주잔고에서 해외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2%로 국내 일감을 넘었다. 앞으로 해외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조직개편도 이런 맥락에서 실행됐다. 도화는 지원부문 산하에 있던 해외본부를 글로벌부문으로 격상하고, 해외본부장(부사장)이었던 김용구 사장을 글로벌부문장(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김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EPC 수주를 늘리고 PMC(사업관리컨설팅) 분야에 진출하는 등 해외사업 영역을 넓힌 주역이다.

도화는 이를 동력으로 올해 투자개발 사업에서 신재쟁에너지, 열병합 발전소 등의 EPC,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태양광발전소 ECP 분야의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중남미 PMC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페루 PMC시장은 매력적인 먹거리다. 페루 정부가 대규모 SOC(사회기반시설) 건설을 PMC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도화는 지난해 10월 페루 교통통신국으로부터 친체로 신공항 건설 PMC 용역계약을 따낸 이후 중남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연달아 내는 중이다. 우선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나마 메트로 3호선의 설계 참여가 결정됐다. 페루 리마 메트로의 경우 기존 1·2호선의 시공감리를 담당했는데 올해도 3·4호선에 추가 참여하기로 했다.

도화 관계자는 "페루를 제외한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도 지하철 관련 사업 수주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동남아나 서남아 쪽에서도 여러 메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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