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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법인 경영분석]왕년의 1등 나라감정평가법인, 돌파구는 '신사업'영업력 약화에 최근 하위권, 부동산 중개·PCM사업 통해 반등 모색

이명관 기자공개 2020-06-08 13:30:12

[편집자주]

감정평가 시장의 규모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성숙도에 비례해 대체투자 시장이 성장하고 부동산 실물자산 거래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곳이 감정평가법인이다. 최근 10여년간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부흥기를 맞았다는 평까지 나온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외부엔 잘 드러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감정평가법인의 경영 내역과 경쟁 구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왕년의 1위인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업계에서 '최초', '최고'란 수식어를 가장 많이 듣는 곳이다. 업계 최초 온라인 감정평가서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업계 최초 매출 500억원 돌파, 업계 유일 미국 현지법인 설립 등이다. 이 같은 수식어에 걸맞게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업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횟수로 보면 16차례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위치는 하위권이다.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 순위표에서 9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경쟁사들이 무섭게 치고 나가면서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선두권 업체들이 매출 600억원대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지만, 나라감정평가법인은 5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나라감정평가법인은 포화상태에 이른 감정평가시장에서 탈피해 부동산 중개와 PCM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들 사업 부문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익성 증대를 위해 감정평가업무를 획기적으로 효율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핵심 인력 노령화로 영업력 악화, '1위→9위' 추락

나라감정평가법인은 1989년 5월 나라감정평가합동사무소로 출범했다. 이후 법인 형태를 갖춘 시기는 1991년 6월이다. 법인 전환 이후 나라감정평가법인은 곧바로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라감정평가법인은 1993년부터 톱티어 감정평가법인으로 올라서며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 1993년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2006년까지 무려 14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07년 13개 대형법인 체제가 확립된 이후에도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순항했다. 2007년 국토교통부 주도로 진행된 감정평가법인 간 합종연횡에 따라 대형법인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순혈주의를 택했다.

감정평가사 수가 곧 해당 법인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다 보니 시장 일부에선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2007년 매출 486억원으로 2위에 오르면 산뜻하게 출발했다. 2008년에도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2009년 다시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2010년에 업계에서 최초로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며 선두를 수성했다.

2011년 2위로 내려앉긴 했지만, 2016년까지 2위 네 차례, 3위 두 차례 등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이 시장 파이 확대 속에 역대급 성과를 냈지만,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특히 2019년 59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위는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9위까지 밀려나며 역대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나라감정평가법인 부진은 노령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핵심 영업 인력으로 평가받는 40~50대 감정평가사의 수도 줄었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나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주된 매출처였던 정비사업에서 담당 평가사들의 노령화와 맞물리면서 영업력이 하락했고,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결책으로 젊은 인재를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영업의 핵심인 40~50대 평가사가 증가해 매출은 자연스레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다각화 반등 모색, 올해 실적 가시화 기대

나라감정평가법인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반등을 모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게 '부동산 중개'와 'PCM사업'이다. 부동산 중개는 골프장과 오피스 빌딩 매각 등이 핵심이다. PCM사업은 세부적으로 프로젝트 관리(PM)와 건설원가 관리(CM)으로 나뉜다. PM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CM은 비용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나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2016년 초 새로 조직한 신사업본부와 자회사인 '나라 Realty Plus부동산중개법인', 나라건설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들 사업이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본사뿐만 아니라 전국 13개 지역본부에 전파하고 각 지역본부에서 이러한 연관 사업들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 효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사업에서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올해엔 신규사업에서 약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중개 부문에서는 골프장, 대규모 개발사업 부지 매각 등의 자문을 맡으며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본업인 감정평가업무에선 효율성 증대를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2019년부터 감정평가서 작성, 업무지원, 관리회계, 인사관리, 재무관리, 그룹웨어, 관계사 포탈 등을 한 번에 연계시키는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2011년 업계최초 온라인(On-Line) 전자감정평가서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다시 한번 업계 최초로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나선 셈이다.

나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기존에 업계에서 사용하는 감정평가서 작성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으로 보면 된다"며 "감정평가서 작성 시간 단축으로 인한 비용절감 및 생산성 증대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에 필요한 경영성과 파악 및 분석시간 단축으로 경영효율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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