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는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회사의 재무사정이 좋지 않고 명확한 비전도 없어 원매자군 형성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자문업계에선 쌍용자동차의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거래 자문을 수행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쌍용자동차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또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대주주의 책임있는 노력을 지원의 선결조건으로 언급하며,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의 대출금은 만기를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자동차의 경영권 지분 74.65%를 보유한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외신을 통해 새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경우 쌍용자동차에 지원하기로 했던 2300억원 중 400억원의 특별자금만 지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의 매물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터라, 향후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새 주인에게 이러한 요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 조건부터 원매자에게 불리할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쌍용자동차의 불안정한 시장 지위와 악화된 재무사정을 고려하면 원매자군을 찾는 것부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전세계 완성차 업계가 전기와 수소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쌍용자동차는 뒤늦게 내년에야 첫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는다. 향후 완성차 업계의 재편구도 등을 고려하면 후발주자 쌍용자동차가 완성차회사 매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구조조정성 거래가 대안으로 지목되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다시 말해 회생절차나 자율협약 등을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을 감자하고 일부 채무를 탕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채 5%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모투자펀드(PEF)는 물론 해외 전략적투자자(SI) 역시 쉽게 인수를 검토하기는 힘든 매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최근 자문사들을 접촉하며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잠재적 원매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PEF 운용사들 역시 ‘관심 없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다. 지난 2010년 쌍용자동차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영안모자 등 SI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친환경차 전환 등으로 투자여력이 부족하고 국내에선 마땅한 원매자가 없다는 점이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자문업계 역시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각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굳이 자문사 선정 경쟁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상당한 지위를 가진 산업은행이 이해관계자라는 점에서 고민은 깊다. 일부 회계법인 내부에선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고려해 요청이 들어오면 실사 작업 참여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업계 관계자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낮은 매물에 대거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자문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일”이라며 “산업은행이 매각작업을 주도하거나 지원할 경우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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