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열전]개발사업 '스페셜리스트' 신재혁 멀티에셋 본부장③시행사 경험 바탕 개발사업 ‘특화’…합정역·등촌역 청년임대주택 개발 ‘선봉’
이민호 기자공개 2020-07-01 13:11:35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에서 국내 부동산 투자를 총괄하는 신재혁(사진) 부동산투자본부장(이사)은 임대주택 개발 스페셜리스트다. 이전까지 금융사들의 외면을 받던 청년주택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벌써 두 건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향후에도 신 본부장은 강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임대주택 개발사업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청년주택 개발사업 금융사 첫 시도…커뮤니티 공간 차별화
신 본부장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당시 몸담고 있던 코레이트자산운용(당시 마이에셋자산운용)에서 시행사 피앤디로 이직하면서 부터다. 신 본부장은 공동주택(아파트) 시행사업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으며 웅진플레이도시 시행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에 처음 합류한 건 산은자산운용 시절인 2011년이다. 당시 산은자산운용은 한국산업은행과 협업한 부동산 딜에만 집중하고 있어 안정적인 물건에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2016년 4월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그룹으로 편입되며 상황이 뒤바뀌었다. 미래에셋그룹이 멀티에셋자산운용을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변신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던 만큼 기존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기조로 변화했다. 당시 신 본부장이 운용하고 있던 기숙사펀드 등 물건을 트레이딩하는 부동산 딜은 밸류에이션 변동에 민감한 한계가 있었다. 운용사 내부에서도 밸류를 직접 만들어가는 개발사업에 대한 니즈가 싹텄고 시행사 경력이 있는 신 본부장이 적임자로 낙점됐다.
신 본부장은 공동주택 시행 경험을 살려 임대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금융회사가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문제는 수익구조였다. 준공 이후 8년 정도의 긴 운영기간 동안 수취하는 임대료가 비교적 적어 매력적인 배당률을 제공하기 어려운데다 운영 이후 매각차익을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신 본부장은 공공임대주택 형태가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던 역세권 청년주택 개발사업에 주목했다. 역세권이라 임대료에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공실 위험이 거의 없어 협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관한 특별법과 상충하지 않는 조례를 서울시가 처음 만들어야 할 정도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신 본부장은 서울시가 조례를 제정할 때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공을 들였고 2016년 합정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서울 마포구 서교동 395-43번지 외 5필지)에 대한 인허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하 5층~지상 24층 총 913세대의 합정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은 시범사업지 세 군데를 제외하면 인허가를 획득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청년주택 개발사업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직접 사업주가 되는 형태다. 개발, 입주, 운영, 매각까지 약 11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펀드운용기간도 그만큼 길게 잡는다. 합정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에 투입되는 펀드규모는 580억원이지만 이 금액은 에쿼티 투입에 한정되며 펀드가 다루는 사업규모는 2400억원으로 보수도 이 사업규모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2016년 합정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첫삽을 뜨자 바로 다음해인 2017년 사업규모 1200억원의 등촌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서울 강서구 염창동 274-17번지)에 대한 인허가도 받아냈다. 두 개 청년주택 개발사업은 올해 들어 속속 완공되고 있다. 합정역 청년주택은 올해 4월 준공돼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지하 4층~지상 20층 총 500세대의 등촌역 청년주택 개발사업은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입주예정일은 준공 두 달 이후인 12월이다.
신 본부장은 청년주택 개발사업에서 다른 청년주택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콘셉트를 구상했다. 단순한 주택이 아닌 입주한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생각해냈다. 합정역 청년주택과 등촌역 청년주택에는 주거시설 외에도 창업센터, 공유오피스, 공연장 등 입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있다.
신 본부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사업화하면서도 공공성도 갖추고 있어 부동산투자본부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깃발을 내걸고 선봉에 선 데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성공적으로 준공을 완료하며 레퍼런스를 쌓자 증권사와 다른 운용사에서 수익구조 등 노하우를 묻는 문의도 많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오피스 신축사업 진행…임대주택 개발사업 지속 추진
멀티에셋자산운용 부동산투자본부는 청년주택 외에도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정부과천청사역 인근에 복합시설 신축사업(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28)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4000억원으로 오피스텔, 오피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2022년 준공될 예정이며 분양은 이미 마친 상태다.
2018년에는 청담동 동국제약 사옥 신축사업(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71-18, 71-19)도 시작했다. 동국제약이 장기임차하는 조건으로 펀드수익자로도 참여해있다. 사업규모는 900억원이다. 이를 통해 부동산투자본부가 다루고 있는 사업규모는 9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다만 신 본부장은 다양한 유형으로 활동반경을 확장하기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환경이 우호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두 건의 개발사업을 신규로 추진하고 있다. 200세대 이상 규모로 장기운영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건 중 한 건은 기존 합정역 청년주택이나 등촌역 청년주택과 콘셉트가 유사한 역세권 청년주택 개발사업으로 올해 안으로 인허가를 취득해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한 건은 역세권 임대주택으로 이미 인허가를 취득했으며 조만간 착공될 예정이다. 해당 두 건 외에도 프로젝트펀드를 동원한 다양한 임대주택 개발사업을 검토하는 단계다.
무엇보다 임대주택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합정역 청년주택과 등촌역 청년주택에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증명하며 공제회 등 유력 기관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자 블라인드펀드를 출시할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 시행이 중심이 되지만 지분출자나 대출의 형태로 다른 사업자의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이다.
신 본부장은 “임대주택 개발사업에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쌓으며 블라인드펀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임대주택 개발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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