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셈법 복잡해진 도석구 LS니꼬동제련 사장, 보수적 관리 돌입하나절세·배당 등 해결사 역할, 향후 재무관리 변화 관심
김성진 기자공개 2020-07-06 11:33:0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석구 LS니꼬동제련 사장은 그룹 내 핵심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L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되기 전에는 LG회장실 재무관리팀에서 근무했고 그 이후에는 LS그룹의 지주사인 ㈜LS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오랜 기간 역임했다.2016년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에 부임한 도 사장은 앞서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벌금 대부분을 돌려받는 등 해결사적 면모를 보였다. 이후 원가절감과 세금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했고 남은 이익은 지주사인 ㈜LS에 배당했다.
다만 최근 검찰이 도 사장을 일부 LS오너일가들과 함께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LS니꼬동제련의 재무전략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해결사 역할 했던 도 사장
도 사장은 1960년생으로 경북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1986년 LG유통 회계과 입사를 시작으로 줄곧 재무부서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LG회장실 재무관리팀, LS전선 경영관리담당, ㈜LS CFO 등을 거쳤다. 특히 지주사인 ㈜LS에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약 8년 동안 자금을 관리했다.
도 사장은 4년 전인 2016년 지주사에서 LS니꼬동제련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LS니꼬동제련은 2015년 국세청으로부터 1000억원 넘는 벌금을 부과 받았다. 문제가 된 것은 자원재활용 전문 자회사인 글로벌리소시즈머터리얼즈(GRM)로, 국세청은 GRM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GRM에 원료를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높은 가격에 되사는 방식이 지적됐다.
도 사장은 부임 첫 해 국세청으로부터 부과 받은 벌금 문제를 해결했다. 국세청의 벌금 부과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했고 그 결과 1078억원의 90%에 달하는 910억원을 돌려받았다.
LS니꼬동제련에게 세금은 주요 관리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LS니꼬동제련은 ㈜LS가 50.1%, 일본 측 컨소시엄(JKJS·Japan Korea Joint Smelting Co.,)이 49.9%의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다. 매년 10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절세를 통해 많은 순이익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LS니꼬동제련의 지난 10년간 법인세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유효세율이 30%를 넘긴 적이 없던 것이 눈에 띈다. 도 사장이 부임한 이후에도 유효세율은 항상 25%를 밑돌았다.
다만 최근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되며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라 앞으로 상당히 보수적으로 재무를 관리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벌금을 돌려받긴 했지만 이미 과거 한 차례 국세청으로부터 대규모 벌금을 부과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중견 철강사에서 CFO를 역임했던 인물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발생하진 않겠지만 오해의 소지가 될 만한 부분들은 애초부터 차단하는 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S글로벌과의 관계는
무엇보다 향후 LS글로벌과의 거래관계에도 관심이 모인다. 검찰은 도 사장 외에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을 함께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LS의 자회사인 LS글로벌에 수십조원의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혐의다.
LS글로벌은 2005년 12월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초기 오너 일가 12명이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가 2011년 지분 전량을 ㈜LS에 매각했다. LS글로벌은 그룹 내 상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전기동을 구매해 LS전선 등 계열사에 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LS니꼬동제련과 LS글로벌 간의 거래관계를 보면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거래를 해온 것으로 나타난다. LS글로벌이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사들인 제품의 금액 규모는 매해 적게는 8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8000억원에 달했다. 2010년대 초반 2조원 근처까지 갔던 매입규모는 2015년 매입 규모는 78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2017년부터 다시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LS니꼬동제련이 LS글로벌로부터 올린 매출은 65억원 수준으로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항상 100억원을 밑돌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은 현재 LS글로벌이란 회사의 설립 목적에 대해 의심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의도적으로 LS글로벌을 설립해 그룹 계열사들이 전기동을 구매·판매할 때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거래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LS니꼬동제련과 LS글로벌 간 매출·매입 규모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LS니꼬동제련이 정부기관의 눈치를 보고 LS글로벌과의 거래를 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LS그룹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LS그룹 관계자는 "2018년 공정위가 고발한 내용에 대해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수개월 내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상적인 가격으로 전기동을 거래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규모를 조절한다는 것 자체가 정당한 거래를 해왔다는 논리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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