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그룹 형제간 '분리 경영', 본게임 들어갔다 정몽익 KCC 퇴임후 KCC글라스 회장으로, 지분 스왑 등 지배구조 개편 예고
박기수 기자공개 2020-08-05 11:12:3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익 코리아오토글라스 회장이 KCC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KCC글라스의 회장에 선임되면서 작년 시작된 KCC그룹 '분리 경영' 시나리오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 슬하 세 명의 아들들의 경영 구도가 명확해짐에 따라 업계는 추후 형제간 주식 스왑(Swap) 등 지분 정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최근 KCC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KCC 대표이사진에서 정몽익 회장이 물러났음을 밝혔다. 이어 KCC글라스 역시 공시를 통해 정몽익 회장이 신규 임원이 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KCC 관계자는 "정몽익 회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에 이어 KCC글라스의 회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작년 7월, KCC는 이사회를 열고 유리·인테리어 사업부를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KCC글라스'가 탄생했다. 원래 KCC그룹에서 KCC는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건설은 정몽열 수석부회장이 맡고 있었다. KCC 내에서 유리사업부를 총괄했던 인물은 2남 정몽익 회장이었다.
정몽익 회장은 KCC그룹 내 별도 법인인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최대주주(25%)이자 회장을 맡고 있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자동차용 유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범용 유리를 생산하는 KCC글라스와 차이가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에 이어 KCC글라스 회장에 올라서면서 업계에서 예측했던 대로 그룹 내 유리사업에 대한 전권을 정몽익 회장이 쥐게 됐다.
◇시작된 '본게임', 지분 구도 정리
정몽익 회장은 현재 KCC글라스 지분 8.8%,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또 KCC글라스가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구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정몽익 회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을 KCC글라스에 전량 현물출자하는 것이다. KCC글라스와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사기총액이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정몽익 회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을 출자하고 대가로 KCC글라스의 지분을 받는다면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KCC글라스는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율을 기존 19.9%에서 과반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몽익→KCC글라스→코리아오토글라스'의 구도가 탄생한다.
KCC글라스와 코리아오토글라스의 합병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도 정몽익 회장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KCC글라스가 보유하고 있던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이 의결권 없는 자사주가 될 가능성이 있어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합병 시나리오가 발동될 경우 '정몽익→합병 법인'이라는 단순한 지배구조가 구축된다.
◇형제간 주식 스왑 이뤄질까
현물출자나 합병이 이뤄졌어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전히 KCC글라스(혹은 합병 법인)의 주주 명부에는 정몽진 회장과 정몽열 수석부회장이 있다. 업계는 '정몽진 회장=KCC, 정몽익 회장=KCC글라스, 정몽열 수석부회장=KCC건설' 구도가 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정몽진 회장과 정몽열 수석부회장이 KCC글라스의 지분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정몽익 회장 입장에서도 두 형제의 지분을 자신이 취해야 KCC글라스의 경영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추후 정몽익 회장이 보유 중인 KCC 지분을 활용해 KCC글라스 지분율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몽익 회장이 보유 중인 KCC 지분은 8.47%. 이 지분을 정몽진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과 스왑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KCC와 KCC글라스의 시가총액만 단순히 놓고 보면 정몽익 회장은 지분 스왑으로 정몽진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 16.37%를 가져오고도 남는다. KCC와 KCC글라스의 시가총액(31일 기준)은 1조1952억원, 2680억원이다.

정몽익 회장이 보유한 KCC 지분의 가치는 약 1012억원, 정몽진 회장이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 가치는 약 439억원으로 산출된다. 단순 계산 상으로는 정몽익 회장이 KCC 지분으로 정몽진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에 정몽열 수석부회장의 KCC글라스 지분(5.28%, 약 140억원)까지 취할 수 있다.
현물출자 혹은 합병과 형제간 주식 스왑(Swap)의 순서는 반대로도 이뤄질 수 있다. 시나리오는 여러가지지만 업계는 KCC그룹 2세의 '분리 경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C그룹 삼형제는 오래 전부터 분쟁을 피하기 위한 분리 경영 시스템을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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