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현대차, 수요·보안 등 잠재 리스크 '기술력'으로 돌파고령층 구매 수요 감소·사이버해킹 등 보안 문제 우려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12 09:48:42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4년부터 기업전략본부 산하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부터 '리스크 경영'에 관한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그 후 2019년 보고서에서 주요 잠재 리스크를 관리한 상세한 사례를 처음으로 밝혔다. 작년에 소개한 이슈는 2개로 무역과 환경 관련이다.
우선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다.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의 이슈가 지속되며 전세계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움직임이 있었다. 현대차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번지면서 세계 각 지역별로 분업을 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전략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밸류체인 전략에서 '현지 완결형 체제'로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각국의 다양한 정책 변화에 대응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현지 중심' 의사결정 구조로 변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 외에 연구개발(R&D), 생산, 조달 각 과정의 현지화 수준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잠재 리스크로는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의 강화를 꼽았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CO2 규제가 2020년 95g/km로 변경될 예정이라는 점, 배출가스 측정 절차 등의 변화로 측정되는 CO2 배출량이 20~30%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차량의 양산과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보고서에 밝힌 잠재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 이슈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보고서에는 다른 잠재 리스크를 소개했다. 자동차 수요와 보안에 관련된 내용이다.
우선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를 꼽았다. 주요국에서 고령 운전자의 자발적 운전 중단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고령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은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도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도로교통공단, 경찰청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반납을 독려하면서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자동차를 한 대라도 더 팔아야하는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차의 해결책은 두 가지인데 모두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령층이 주로 구매하는 차량 모델에 ADAS(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령층의 사용성을 감안한 HMI(인간 기계 인터페이스) 단순화로 손쉬운 운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층 수요 감소 외에 잠재 리스크는 보안 이슈다. 사이버해킹으로 인한 ‘카재킹(차량 탈취)’ 문제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고민 중 하나다.
실제 2015년 미국 잡지 '위어드'가 지프 체로키 모델을 대상으로 해킹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도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16년에는 중국 텐센트 산하 '킨 보안연구소'의 연구진이 테슬라 차량을 해킹해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거나 사이드미러를 접는 것을 시연한 적이 있다. 당시 테슬라는 즉각 성명을 내 보안문제를 해결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맞설 현대차의 방패는 기술이다. 차량뿐 아니라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화이트 해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화이트 해커를 채용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화이트 해커 TF는 신차와 향후 출시할 차량에 대한 모의 해킹 등 선제적인 대비를 통해 강력한 보안망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M&A를 통한 대비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 미국 보험업체 네이션와이드보험 등과 함께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업체 '업스트림 시큐리티'에 대한 투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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