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믿는 구석 꺾인 펄어비스, 보릿고개 시작됐다검은사막 모바일 실적 하락세 뚜렷…차기 대형작까지 최소 1년반 기다려야
성상우 기자공개 2020-08-14 08:22:2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3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의 '보릿고개'가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2분기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매출을 거두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으나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대표작이자 유일 지식재산권(IP)인 '검은사막'의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게 문제다. 특히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검은사막 모바일(검사 모바일)'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확인되기 시작했다. 이를 대체할 무게감 있는 대형 신작은 빨라야 내년 4분기에나 나온다. 펄어비스는 최소 1년 6개월에서 그 이상의 기간을 기존작 매출으로만 버텨야하는 긴 터널로 막 들어섰다.
13일 펄어비스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317억원, 영업이익 5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4%, 2.4%씩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9.4% 늘었다.
시장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이다. 당초 증권가는 펄어비스가 2분기에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10~20% 가량 감소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소폭 감소하는 수준으로 방어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오히려 늘었다.
이번 실적 선방의 원동력은 검은사막 PC 버전과 콘솔 버전이다. PC와 콘솔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각각 25.3%와 11.5% 늘면서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의 감소분을 상쇄했다. 시장이 미처 예상치 못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PC 및 콘솔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 대비 57% 선까지 올라왔다.
신규 이벤트 및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유저 이탈 방지에 힘썼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 국내 직접 서비스 1주년 기념 글로벌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유저 소통에 힘썼다"며 "직접 서비스로 전환한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 터키 등 시장에서 적극적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 및 복귀 유저들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엔 실적 방어에 성공했으나 프로모션을 통한 기존 유저 다지기 효과만으론 한계가 있다. 위기는 3분기부터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결정적인 요인은 펄어비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맡고 있는 검사 모바일의 뚜렷한 하향세다. 2분기 검사 모바일 매출은 약 566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매분기 650억~950억원 범위를 유지했던 모바일 매출은 2분기 들어 처음으로 500억원대로 떨어졌다. 60%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던 전체 매출 대비 비중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모바일게임의 흥행 주기는 길어야 2~3년으로 PC게임에 비해 짧다. 한번 흥행세가 꺾이면 PC처럼 기존 유저 붐업을 통해 매출을 반등시키기도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8월 기준 검사 모바일은 출시한지 정확히 2년 6개월이 됐다.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된 셈이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차기 캐쉬카우가 나오려면 1~2년을 더 기다려야한다는 점이다. 물론 8월 출시되는 모바일 신작 '이브 에코스'가 있으나 이 게임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검사 모바일을 대체할 만한 플래그쉽 타이틀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인수한 CCP게임즈의 '이브' IP의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여러 시도 중 하나일 뿐이다.
검사 모바일을 이을 차기 플래그십 신작 '붉은사막'의 예상 출시 시점은 내년 4분기다. 모바일을 비롯해 PC, 콘솔 플랫폼을 모두 호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또다른 대형 타이틀 '도깨비'와 '플랜8'의 출시 목표 시점은 각각 2022년과 2023년으로 잡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신작 출시 관행상 1년이상 남은 신작 출시 일정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결론적으로 차기 캐쉬카우가 나오기까진 최소 1년 6개월에서 그 이상을 기다려야된다는 의미다.
펄어비스는 이 보릿고개를 기존작의 하락폭 방어와 비용 관리만으로 버텨야하는 상황이다. 신사업격으로 시작한 콘솔 플랫폼 부문이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크지 않다. 증권가에서 전망한 올해 예상 매출은 지난해보다 5~10% 감소한 4000억원대 후반~ 5000억원대 초반 범위다. 이들이 내다 본 매출이 6000억원대로 반등하는 시점은 2022년 이후다. 이에 투자의견 역시 '중립(HOLD)'으로 일제히 낮춰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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