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LCC, 결손금 증가…활로 모색 '사활'재무구조 악화 심화, 영업 사실상 막힌 탓…유증·노선 복항 등 생존 '사력'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26 10:17:4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올해 2분기말 기준 국내 LCC 7곳은 모두 결손금 보유하게 됐다.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다.LCC들은 여러 노력하며 진행하며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LCC 전부 결손금 보유, 자본잠식 처하기도
국내 LCC 중 상장사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4곳이다. 이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곳 모두 올해 2분기말 기준 결손금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1분기말에만 해도 이익잉여금 44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2분기말에는 마이너스(-) 961억원으로 결손금으로 전환했다. 작년 기준 업계 2위인 진에어도 상황이 비슷하다. 1분기말에는 312억원이었지만 2분기말에는 결손금 290억원을 나타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결손금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의 결손금은 올해 1분기말 220억원에서 2분기말 72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에어부산은 1분기말 37억원으로 475억원으로 12배 증가했다.
4곳의 결손금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거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손실은 2020억원이다. 티웨이항공은 850억원, 에어부산은 1055억원이다.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 진에어의 2분기 별도 누적 당기순손실은 1047억원이다.
결손금이 증가하면서 상장 LCC 중 자본잠식을 기록하는 곳이 생겼다. 제주항공은 결손금이 증가하면서 부분 자본잠식에 처했다. 2분기말 자본총계는 1231억원으로 자본금(1317억원)보다 적다. 자본잠식률은 6.5%다.
에어부산은 자본잠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본총계는 525억원, 자본금은 520억원이다. 자본잉여금 546억원 덕분에 아직 자본잠식에 처하지 않았다. 자본잉여금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기타자본잉여금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식한 것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크게 웃도는데 에어부산과 비슷한 이유다. 진에어의 올해 2분기말 자본총계는 828억원으로 자본금 3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기타불입자본 818억원이 있는데 주식발행초과금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주식발행초과금이 1497억원이 있다. 이 덕분에 자본총계(1031억원)는 자본금(234억원)을 크게 웃돈다.
비상장사로 올해 상반기의 세부적인 재무상태표가 공개되지 않은 에어서울과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의 상황도 좋지 않다.
에어서울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자산총계과 부채총계, 자본총계가 간략히 공개된다. 올해 상반기말 자본총계는 -40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다. 작년 말 자본총계는 -56억원이었는데 완전자본잠식이 심화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해부터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는 -1041억원이다. 플라이강원은 작년 말 부분 자본잠식이었다. 자본잠식률은 49.2%다. 두 곳 모두 2분기에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본잠식이 더 악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구노력 사활 걸지만…코로나19 종식 없이 큰 반전 어려워
국내 LCC들은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M&A를 추진하기 어렵다 판단, 계약을 해제했다. 그 후 계약금과 대여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했다. 지난주에 진행된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을 흥행으로 이끌며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었다.
진에어 역시 유증을 추진 중이다. 이달 5일 이사회를 열고 109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을 하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은 오는 10월말로 예정했다. 납입일은 11월초다.
티웨이항공은 유증에서는 쓴맛을 본 뒤 영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대구~중국 옌지 노선을 재취항했다. 이 노선은 지난해 11월초 취항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복항했다.
에어서울은 이달 13일 인천~중국 옌타이(연태) 노선을 신설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신규 취항은 국내 항공사 중 처음이다. 이달 21일 국내선에서는 김포~부산 노선의 신규 운항을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뒤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이달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뒤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LCC들이 여러 자구 노력을 전개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실적과 재무구조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국내외에서 질병 확산세가 계속되는 한 업황 회복이 어렵고 경영난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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