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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KT, 보고서에 새긴 '정치자금법·아현국사 화재'의 교훈②네트워크안정성·윤리경영 항목, 중대성 평가 2순위·5순위로 상승

성상우 기자공개 2020-08-27 13:11:04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엔 최근 1~2년 사이 회사가 겪은 사건·사고로부터 얻은 교훈이 가치 원칙으로 새롭게 추가됐다. 지난 2018년 아현국사 화재로부터 얻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과 정치자금법 이슈 이후 얻은 컴플라이언스 강화 원칙이다. 이는 각각 '전략적 리스크·기회 관리'와 '윤리·컴플라이언스 강화'라는 항목으로 이번 보고서에 새롭게 추가된 '4대 가치 원칙'에 포함됐다. 가치 원칙이란 중장기적 지속가능 경영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판단의 기초가 되는 가치다.

KT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 통합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연도의 주요 이슈를 추리고 우선 순위를 정해 이듬해 7~8월에 발간해왔다. 주요 이슈에 대한 성과 평가 및 경영 현황을 비롯해 경영의사결정의 근간이 되는 주요 가치들을 보고서에 제시했다.

최근 1~2년간 발생한 이슈 중 업계가 꼽는 가장 충격이 컸던 KT 관련 사건은 아현국사 화재와 주요 경영진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KT는 중대성 평가를 통해 현재 가치 창출과 장기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선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재하는데, '네크워크 안정성'과 '윤리·정도 경영' 항목의 중요도 순위가 이번 보고서에서 각각 2순위와 5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발간된 보고서에선 '윤리·정도 경영' 항목이 6순위였고 '네크워크 안정성'은 주요 항목 순위권에 들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에선 두 항목의 추진 전략으로 각각 △재난안정 대응계획 수립 및 전체 통신구 소방시설 보강 및 감시시스템 구축 완료(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치 및 전사 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윤리·정도 경영)를 제시했다.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선 오는 2022년까지 임직원 연간 윤리경영 교육을 50회 이상 실시한다는 실천계획을 세웠고,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계획엔 내년까지 48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중요도 변화를 반영한 결과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4대 가치 원칙' 신설로 이어졌다. △지배구조 건전성 △윤리·컴플라이언스 강화 △전략적 리스크·기회 관리 △인권보호 및 증진으로 구성된 '4대 가치 원칙'이다.

리스크 관리 항목에선 회사가 겪을 수 있는 리스크를 전략·재무·규제·운영·이벤트 리스크 등 5가지로 분류했다. 그 중 이벤트 리스크는 천재지변 등 예측 및 통제가 어려운 사건으로 인한 손실 발생 위험으로, 지난 2018년 발생한 아현국사 화재가 여기에 포함된다.

KT는 이 사고로 인해 자체 자산 손실 및 복구 비용에 더해 인근 소상공인과 가입자 등 직·간접적 피해자 전체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했다. 보상금과 요금감면액 등으로 인한 재무적 손실은 300억~4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윤리·컴플라이언스 강화 항목은 전사적 윤리경영 체계 확립에 초점을 맞췄다.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보다 엄격히하고 관련 교육을 확대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윤리경영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대표이사 및 주요 경영진이 현행법 위반 혐의에 연루되는 것은 회사 경영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치명적 리스크 상황이라고 본 셈이다.

이는 전임 CEO 임기와 차별화하려는 구 대표의 속내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자 시절 불거진 KT의 법률 리스크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현직 대표이사 및 임원 신분이었던 황 전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를 받고 피의자 신분으로 현재 검찰에 송치돼있다.

특히 이 사안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KT의 자국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을 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받을 수 있는 제재 처분과도 관련돼 있다. SEC는 자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 기업이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저촉된다고 판단하면 수천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KT는 전임자 시절의 경험으로 이벤트 리스크와 법률 리스크 등이 대규모 금전적 손실과 경영 전반의 혼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학습했다. 이번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엔 과거의 이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KT의 전사적 의지가 새겨진 셈이다.

[자료= 2019년 KT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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