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오너 3세,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이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경영전면 나서며 투자법인 세우고 펀드 결성
강인효 기자공개 2020-08-28 13:11:0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7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제약그룹 오너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올해 들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유망한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 초 글로벌 바이오 벤처 투자를 위한 투자법인 설립을 주도한 데 이어 최근 결성한 스타트업 시드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에도 관여하며 그룹의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보령홀딩스가 그룹 지주회사로서 투자처 물색과 투자 포트폴리오 선정을 담당한다면, 주력 사업회사인 보령제약이 이같은 투자를 위한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바이오 벤처 투자를 위한 투자법인인 ‘하얀헬스네트웍스’는 벤처를 대상으로 시리즈A급 투자를 하고, 새로 조성한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은 올 들어 보령홀딩스를 중심으로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 벤처 및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별도 투자법인 설립과 투자조합(펀드) 결성을 추진했고, 보령제약이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그룹 내 움직임은 오너 3세인 김정균씨(사진)가 보령홀딩스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화됐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보령제약그룹은 2018년 말 김 대표의 모친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보령제약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보령제약은 창업주인 김승호 그룹 회장에 이어 장녀 김은선 회장이 이끌었다. 현재는 안재현, 이삼수 각자 대표 체제다.
지난해 말에는 김정균 대표를 그룹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대표로 선임하면서 보령홀딩스는 오너경영인이, 보령제약은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그룹 내 투자 사업은 보령홀딩스가, 주력인 의약품 사업은 보령제약이 이끌어가는 구조다.
보령제약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에 총 1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는 지난 24일부터 9월 21일까지 약 한 달간 투자처를 모집한다. 시드 투자 성격의 이 펀드는 최소 1억원을 기준으로 최대 10곳까지를 투자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그룹 관계자는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 결성은 보령홀딩스 차원에서 추진됐는데, 김 대표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지원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 선정 등을 위한 실무 업무 또한 보령홀딩스 헬스케어사업부에서 맡았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보령홀딩스는 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해외 투자사업을 전담하는 ‘하얀헬스네트웍스’를 설립했다. 보령제약은 지난 7월 보령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하얀헬스네트웍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러면서 하얀헬스네트웍스가 설립·운영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Corporate Venture Capital) 펀드인 ‘하얀1 엘피(Hayan I, L.P.)’에 총 2000만달러(24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0만달러에 대한 투자를 지난달 29일 완료했다.
앞선 관계자는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하얀헬스네트웍스 기획뿐만 아니라 설립에도 직접 관여했다”면서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보령제약이 투자금 지원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판단에서였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하얀1 엘피 펀드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차원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보령제약이 이 펀드에 투자금을 출자했지만, 펀드 운용은 하얀헬스네트웍스가 맡는다. 하얀헬스네트웍스 대표가 보령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최성원 전무인 만큼 보령제약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제약은 또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의 경우 ‘더인벤션랩’과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더인벤션랩은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다. 국내 1위 반려동물 플랫폼 ‘펫닥’, 국내 1위 수산물 이커머스 ‘얌테이블’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을 지원한 바 있다.
보령제약그룹 입장에선 하얀1 엘피 펀드 등 하얀헬스네트웍스를 주축으로 한 투자는 바이오 벤처를 대상으로 한 시리즈A급으로 진행되고,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시드 투자에 나서는 이원화된 구조다.
다만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이 성장해 후속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경우, 스타트업의 사업 전개 방향과 성장성 등에 대한 내부 심사를 통해 후속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
김덕겸 보령홀딩스 헬스케어부문장(상무)은 “보령디헬스커버리 펀드는 1호의 10억원 규모이지만, 이를 운영해본 후 그 성과나 경험치에 따라 2호를 진행하거나 혹은 다른 형태의 펀드를 운영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펀드는 시드 및 프리(Pre) 시리즈A 단계의 기업에만 투자를 하기 때문에 후속 투자의 경우는 해당 펀드가 아닌 다른 재원에서 투자가 진행된다”며 “최적의 투자 방안을 포함해 향후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한 보령제약그룹의 직접 투자 및 인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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