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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매각 지연, 부동산이 해법될까 대선조선·한진중공업 등 난항…전략 선회 가능성

최익환 기자공개 2020-09-04 09:52:5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선조선을 필두로 시작된 중소조선사들의 매각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채권은행인 국책은행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선조선의 스토킹호스 계약이 불발된 상황에서 한진중공업 등 대기 매물도 원매자 물색에 애를 먹는 만큼, 부동산 가치가 원매자 마케팅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추진해온 대선조선의 매각작업이 공개매각으로 선회했다. 수출입은행은 당초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 곳과 예비적 우선매수권자(스토킹호스)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거래가 진척되지 않자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해왔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전날 대선조선의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대선조선 매각이 완료된 이후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었던 한진중공업의 매각 시계도 점점 늦춰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당초 8월 말 매각공고를 내고 예비입찰 등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이르면 9월 중순 매각 공고를 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는 원매자 물색이 여의치 않아 매각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

당초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 등 다른 중소조선사들의 매각작업도 연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지만, 코로나19의 영향과 대형선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조선시장의 변화로 조선업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 수주가 활발해지고 있다고는 하나 선뜻 조선사를 인수하겠다는 곳을 찾는 것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수주기반산업이라는 인식 탓에 중소조선업 자체의 매력도가 낮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소조선사들의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국책은행들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조선업을 영위할 원매자를 중심으로 매각작업이 진행되어 왔지만, 원매자를 찾기 만만치 않은 상황인 만큼 일부 조선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자산이 부각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의 경우 부산 영도지역에 위치해있어 그동안 부지 가치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대선조선의 경우 이전할 수 있는 대체부지인 다대포조선소를 이미 운영 중이어서 이전비용만 확보하면 비용을 줄이고 기존 영도 부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영도조선소를 대체할 부지를 찾는다면 이전 후 자산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책은행들은 조선업 생태계 유지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부동산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이 바라보는 조선업에 대한 매력도가 낮은 가운데 원매자들을 이끌어낼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결국 부동산 가치가 중소조선사 매각작업의 핵심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PEF 업계 관계자는 “투자회수를 고려하면 각 중소조선사들이 가진 부지 가치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중소조선업 생태계 유지와 국책은행의 여신회수 둘 중에 어떤 방향에 무게가 실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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