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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ETF 게임체인저’ 심재환 상무, 주식·채권 총괄 특명⑤합성형 ETF 국내도입 선구자…액티브·패시브 운용 총책

이민호 기자공개 2020-09-07 13:05:13

[편집자주]

1974년 국내 최초 투자신탁사(한국투자신탁)를 모태로 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50년 역사는 국내 투자신탁 및 자산운용 업계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투자금융그룹(구 동원그룹)에 인수된 이후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오며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 캡티브 수요없이 일궈낸 고객자산 70조, 순이익 400억원은 국내 유일무이한 성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중심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채권운용총괄(상무·사진)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중국과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고 합성형 구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존재감 있는 ETF 사업자로 탈바꿈시켰다.

올해부터는 ETF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운용 전반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액티브와 패시브의 근간은 동일하다"고 말하는 심 상무는 4차산업 특화 주식형펀드와 선진국 투자 ETF 등 투자자 수요에 부합하는 상품을 확대하면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TF 해외특화 전략 ‘적중’…합성형 ETF 국내 첫 상장 ‘주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심 상무는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MBA를 취득하고 1997년 LG투자증권 금융공학팀에 퀀트·파생 애널리스트로 처음 입사했다. 이후 2000년 푸르덴셜자산운용 AI운용본부로 이직하면서 퀀트펀드 매니저로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에 이르러 LS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덱스운용본부장을 맡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몸담은 것은 2010년부터다. Beta본부(현 Multi전략본부) 패시브담당 총괄로 임명되며 ETF 비즈니스를 책임지게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INDEX ETF 확대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던 시기다.


특히 KINDEX ETF가 막강한 해외 투자상품 라인업을 갖추는 데 심 상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KINDEX ETF가 성장하려면 이들 경쟁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봤다.

부임 직후부터 해외 ETF에 특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먼저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준비했다. 2012년 11월 내놓은 ‘KINDEX중국본토CSI300’은 국내 최초로 중국본토 A주식에 투자하는 ETF다. 심 상무의 인사이트는 적중해 설정 직후 해외투자 붐이 일어나며 이 상품은 큰 인기를 누렸다.

2014년 ‘KINDEX일본레버리지’와 ‘KINDEX일본인버스’를 출시하며 해외 ETF 라인업을 확장했다. 2016년에는 ‘KINDEX베트남VN30’, ‘KINDEX인도네시아MSCI’, ‘KINDEX필리핀MSCI’를 잇따라 설정하며 다양한 이머징마켓으로의 투자기회를 열어줬다. 이외에 러시아와 멕시코에 투자하는 상품도 보유하고 있다.

합성형 ETF를 국내시장에 처음 내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존에는 ETF에 주식 등 실물을 직접 편입하는 실물형 ETF만 상장돼있었다. 하지만 ETF 편입자산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하면서 실물형 ETF가 취하는 방식만으로는 다양한 지역의 수많은 종목을 편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심 상무는 글로벌 IB들이 이미 다양한 지역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IB와 총수익률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이후 ETF에 편입해 성과를 받아오는 합성형 ETF 방식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당시 합성형 ETF 관련 제도는 전무한 상태로 상장 자체가 불가능했다. 2년여에 걸쳐 해외사례를 연구하고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등 유관기관을 설득하면서 관련 규정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심 상무의 노력은 국내 최초 합성형 ETF인 ‘KINDEX선진국하이일드’와 ‘KINDEX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을 2013년 7월 상장시키며 결실을 맺었다.

◇선진국 ETF 확장 ‘본격화’…한국증권 WM 연계 ‘강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2월 기존 총괄투자책임제인 CIO 체제를 폐지하고 운용총괄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전통자산을 담당할 주식·채권운용총괄과 해외 대체투자에 집중할 글로벌운용총괄로 분리해 투자자산별로 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때 심 상무는 주식·채권운용총괄에 선임되며 주식 액티브 운용을 담당하는 주식운용본부, 채권 운용을 전담하는 픽스드인컴(Fixed Income)운용본부, 인덱스·퀀트·ETF 운용과 자산배분을 담당하는 멀티전략본부를 모두 이끌게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합류 이후 주로 패시브 영역에서 경력을 쌓아온 심 상무에게 액티브 영역까지 책임지는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액티브와 패시브 둘 다 투자의 근간은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펀더멘털 지표에 근간한 보텀업 리서치를 통해 성장하는 자산을 적정한 기회에 매수한다는 하우스 철학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다만 액티브 운용에서는 매니저의 정성적인 판단이 가미되는 반면 패시브 운용은 정해진 모델과 룰에 따른다는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은 주식운용본부 내 리서치담당을 별도로 두고 있는데 이들 리서치인력들은 매니저들과 주식 또는 시장 뷰에 대해 활발하게 협의하고 있다.

먼저 ETF 비즈니스의 경우 이머징마켓 투자상품 라인업을 충분히 갖췄다는 판단으로 올해부터는 전략을 수정해 선진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번달 2일 기준 41개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순자산총액은 2조2192억원이다. 지난달 내놓은 ‘KINDEX미국S&P500’은 미국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주식형 ETF다.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 핵심에 S&P500지수가 있다고 봤다. 심 상무는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ETF를 이용해 자산을 배분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비즈니스도 확장한다. 최근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중심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ETF를 통한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다 애초 확고한 ETF 라인업도 확보하고 있어 EMP 비즈니스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는 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특화 펀드 중심으로 라인업을 넓힐 예정이다. 섹터를 세분화해 헬스케어, 바이오, 테크 등 4차산업 관련 테마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03년부터 운용하던 ‘한국투자정통적립식1호’를 2017년 국내 4차산업 관련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1호’로 리뉴얼하면서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펀드는 이번달 2일 대표클래스 기준 연초 이후 2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순항 중이다. 채권형펀드의 경우 글로벌 채권펀드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한국투자증권은 ETF 비즈니스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요 LP 역할을 담당하고 런던, 뉴욕, 홍콩 등 현지법인에서 상품 디벨로핑 및 마케팅을 함께 진행하는 등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협업하고 있는데 이런 접점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등 한국투자증권 WM 비즈니스와 연계할 금융상품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3월중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낙폭이 과대하다는 확신으로 스마트글로벌목표전환형펀드를 설정해 한국투자증권 WM에서 약 1500억원 모집에 성공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설정 당시 목표수익률을 15%로 제시했는데 약 1달 반 만에 목표치 달성에 성공하며 환매를 모두 완료하는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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