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예상됐던 미매각…투심 ‘싸늘’ [Deal Story]1000억 모집에 100억 주문 확보…삼성증권·산업은행 부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9-11 13:24:1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냈다. 예견됐던 일이라는 평가다. 직전 공모채를 찍을 때에도 미매각을 겪었는데 투자심리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A- 등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해 투자자들의 눈초리가 싸늘하다.발행규모가 상당했기에 단독 대표주관을 맡은 삼성증권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매각분이 모두 주관사의 부담으로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 등 정부정책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다. 이 정책에 따라 KDB산업은행이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한다.
◇1000억 모집에 100억 주문 확보
대우건설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0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 단일물로 1000억원이다. 투자심리는 싸늘했다. 모두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조달금리는 공모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3.8% 정도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의 3년물 개별민평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키스채권평가(주), 한국자산평가(주), 나이스피앤아이(주), (주)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7일 기준 대우건설의 3년물 개별민평 수익률은 3.82%다.
동일 만기의 A- 등급민평 수익률이 2.61%라는 점을 고려하면 120bp가량 높다. 대우건설은 개별민평이 이미 높다는 점을 고려해 공모희망금리밴드를 2.8~3.8%로 제시했다.
예견됐던 일이라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7월 공모채를 발행할 때도 미매각을 겪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00억원 모집에 333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했지만 올해 7월에는 1000억원 모집에 55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건설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싸늘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투심위축이 본격화한 2분기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A급 건설사 중 미매각을 피한 것은 SK건설뿐이다.
대우건설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남아있다. 주택사업이 호조를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이 여전히 골칫거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부문에서 높은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신규 주택사업이 진행되면서 자금을 미리 투입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며 “자본과 현금창출력에 비해 부채부담이 과중하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토목과 플랜트부문에서 2018년 1300억원, 지난해 1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부문에서 4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원가율이 100%가 넘는 해외부문 공사잔액이 1조5000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해외부문 수익성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관사 부담 ‘가볍지 않다’
대우건설의 이번 공모채는 삼성증권이 단독으로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KDB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맡은 물량은 삼성증권이 510억원, KDB산업은행이 490억원이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를 활용하면 인수단으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한다. 미매각분 900억원 가운데 490억원을 KDB산업은행이 인수하고 나머지 410억원은 삼성증권이 인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가 적지 않기에 삼성증권이 짊어질 부담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우건설의 미매각은 업계에서도 예견됐던 일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이번에도 흥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들도 선뜻 대우건설 공모채 발행 대표주관업무를 맡으려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수수료가 업계 평균보다 높다는 점은 위안거리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인수수수료율로 25bp, 대표주관수수료율로 5bp를 책정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인수수수료 평균은 19.86bp, 대표주관수수료율 평균은 2.78bp다.
한편 대우건설의 이번 공모채는 18일 발행된다. 조달된 자금은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1020억원을 차환하는 데 쓰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2024 이사회 평가]YG엔터, 빛나는 경영성과 뒤 불완전한 거버넌스
- [2024 이사회 평가]'팬덤 플랫폼 선두주자' 디어유, 이사회 기능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한 JYP엔터, 독립성은 '아쉬움'
- "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 '하이브 탈출 신호탄?' 뉴진스 제시한 14일 함의
- 뉴진스, 하이브와 '헤어질 결심'…계약상 법적 근거는
- [Earnings & Consensus]JYP엔터, '어닝 서프라이즈' 주인공…핵심IP 컴백효과
- [IP & STOCK]적자 발표에도 YG엔터 주가 견조, 증권가 재평가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적자 불구 ‘어닝 서프라이즈’ 평가…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