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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그룹, 잇딴개편으로 '트레이딩·식품' 구획화 신송산업 '생산-트레이딩' 일원화…신송식품 '식품·임대'만 존속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05 11:34:0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그룹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유상증자 및 사업구도 개편은 단순히 재무구조 개선 작업으로만 볼 수 없다.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구획화 하고 이를 준비하는 사전작업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일단 신송산업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캄보디아 전분사업과 함께 '생산-트레이딩'을 일원화 하는 차원이다. 소문만 무성했던 식품사업 매각의 전열을 갖추는 작업이란 시각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래 성장동력을 그리기 위한 정지작업을 추진 중이란 평가다.

신송그룹은 신송홀딩스를 중심으로 신송산업과 신송식품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임대사업을 캐시카우로 두고 신송산업에서 캄보디아 전분사업을, 신송식품을 통해 장류사업 및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영위한다. '밀가루 파동' 후유증으로 소맥분 사업을 매각하면서 사업구조가 단촐해졌다.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캄보디아 전분사업은 병충해 등의 문제로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없는 가운데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메랑까지 맞은 신송그룹은 신성장 발굴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최근 일련의 재무구조 및 사업개편을 추진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우선 이달 초 자본잠식 우려가 불거진 신송산업이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신송홀딩스는 대여금 9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일종의 출자전환 방식을 활용하고 나머지 40억원은 현금지원을 통해 참여했다.

당장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후 다음 스텝이 사업구조 개편이다. 신송그룹은 신송산업에 신송식품이 영위하던 해외사업부문을 33억원에 넘겼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전문기업화 시키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영효율화를 꾀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하지만 일련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전문기업화 및 재무구조 개선은 또 다른 작업을 위한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송그룹이 추진하던 '곡물 트레이딩' 전문기업으로의 전환, 식품기업 매각 등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사전작업이란 평가다.

우선 신송산업에 넘어간 해외사업부문은 세부적으로 트레이딩 사업과 유통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트레이딩 사업은 러시아와 아시아지역 등과의 곡물거래를 의미하고 유통사업은 일종의 상사 및 무역사업이다. 모두 곡물거래를 근간으로 한다.

이들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그룹 전체적으로 연간 2000억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주력이다. 신송식품에서 발생하는 트레이딩 매출은 총 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신송그룹 2세인 조승현 대표가 신사업으로 이끌며 키우고 있다.


그간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신송홀딩스의 종속기업인 'Singsong.(H.K.)Ltd.(이하 홍콩법인)'와 신송식품이 각각 영위하며 이원화 돼 있었다. 그러나 이를 신송식품이 아닌 신송산업으로 이관하면서 트레이딩 주체가 '홍콩법인-신송산업'의 구도로 바뀌었다. 왜 신송식품이 아닌 신송산업으로 이관했을까의 문제는 역시 조 대표가 이끄는 사업과 맥이 닿는다.

조 대표는 단순 트레이딩이 아닌 직접 재배하는 생산자가 돼서 트레이딩 역량 및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2015년 캄보디아에 타피오카 전분공장을 신설했다. '수입-가공-판매'의 사업구조를 '해외 직접생산-가공-판매 및 무역'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기대만큼 캄보디아 전분 사업이 좀체 안착하지 못한채 부채만 늘어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전략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일 뿐 수급 등의 상황이 개선되면 재개한다는 목표다. 이를 염두에 두고 곡물 트레이딩 사업과 캄포디아 전분사업을 신송산업이라는 한 창구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왜 지금일까'의 의문점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이 어느정도 안착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트레이딩 사업을 키우기 위해 탄탄한 담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송식품이 중심이 됐다. 트레이딩 사업의 실적 안정화가 이뤄진 데 따라 소맥분사업을 매각한 후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없는 신송산업으로 넘겨 수익기반을 마련해 준 셈이다.

반면 신송식품엔 임대사업과 장류사업만 남는다. 매출규모는 약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임대사업으로는 여의도 소재 대오빌딩과 신송센타빌딩을 통해 이뤄진다. 장류 시장점유율은 4.5%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안정적인 성과가 창출되지만 그 이상의 성장은 없다. 신송식품의 매출성장은 트레이딩 사업이 이뤘을 뿐 식품사업은 큰 변화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대표의 확고한 트레이딩 사업 애착에 더해 식품사업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2017년 최종 불발됐지만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와 가격협상까지 벌이는 등 상당한 진전도 있었다.

구체적인 매각진행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송식품은 소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잠재매물처럼 여겨졌다. 지난해에도 매각설이 흘러나온 것은 물론 오너일가의 매각의지까지 거론됐다. 물론 신송그룹은 공식적으로 전면부인했다.

하지만 신송식품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트레이딩 사업을 키우는 역할에서도 배제되면서 그룹 내 역할론이 재부상 할 것으로도 보인다. 아직 임대사업을 남겨두고는 있지만 주력사업을 이관한 데 따라 일각에선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 아니냐는 의문도 내놓는다.

한편 잇딴 개편으로 신송산업과 신송식품이 각각 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거두는 균형을 이뤘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간 신송산업이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주력 계열사간 나름의 실적균형을 맞춘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레이딩 사업을 품게 된 신송산업은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익원 발굴에 나설 것으로도 관측된다.

신송그룹 내부 관계자는 "신송식품에는 임대사업과 식품사업을 남겨두고 신송산업에 트레이딩과 일종의 상사업이 이전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분짓게 됐다"며 "캄보디아 사업이 신송산업에 있고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의지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신송그룹 홍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신송식품 매각은 과거 2017년 하림과의 거래 탓에 나오는 얘기고 5대 장류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을 계속 이어갈거다"며 "신송식품을 활용해 트레이딩 사업을 키운 후 신송산업에 넘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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