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부사장 승진 서강현, 현대제철 재무통 전성기 다시 열까전무 승진 2년 만에 부사장, 수소사업 투자 중책
조은아 기자공개 2020-12-17 09:58:0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강현 부사장(사진)이 현대제철에서 재무통 제2의 전성기를 열까. 포스코 출신의 안동일 사장을 맞은 뒤 2년 가까이 ‘숨 고르기’에 나섰던 현대제철이 2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확대에 발맞춰서다.서 부사장은 이번 현대제철 임원 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 승진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부사장이라는 직급이 주는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들어오는 돈은 적은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투자도 지원 사격해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전통적으로 재무 전문가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회사다. 굵직굵직한 M&A를 통해 외형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만 강원산업, 삼미특수강, 한보특수강,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동부특수강, SPP율촌에너지, 현대하이스코 등이 잇달아 현대제철 품에 안겼다.
이 과정에서 재무통들의 활약이 뒷받침됐다. 재무 담당자들은 인수 전에는 인수할 사업의 수익성과 시너지 효과를 검토하고, 인수 중에는 자금을 조달했다. 인수가 끝나면 재무안전성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제철의 재무통 황금기를 상징하는 인물이 강학서 전 사장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고 현대제철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강 전 사장의 뒤를 이은 송충식 전 부사장 역시 유력한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거명됐다.
그러나 안동일 사장이 현대제철로 오면서 강학서 전 사장이 물러났고 송 전 부사장도 임기 2년을 남긴 상태에서 퇴임을 결정했다.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자리는 기존 부사장급에서 전무급으로 내려갔다.
현대제철에서 거의 2년 만에 등장한 부사장 CFO에 기대와 함께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서 부사장이 현대차그룹에서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정석대로 밟고 있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에 한몫한다.
서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에서 회계관리실장 등을 지냈으며 승진 속도도 빠른 편이다. 2017년 말 현대차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1년 만인 2018년 말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에 선임됐다.
그 뒤 2년 만에 다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송충식 전 부사장이 전무 승진 5년 만에 부사장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승진이라 불릴 만하다.
서 부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초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김용환 부회장도 퇴진한 상황에서 얼마 남지 않은 현대차와의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 취임 이후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4월 단조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현대IFC를 출범시켰으며 전기로 열연인 당진제철소의 박판열연은 가동 중단 이후 고부가제품을 대체 생산하고 있다. 컬러강판 설비 역시 가동을 중단했다.
앞으로는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확대 기조에 발맞춰 대대적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수소 생산능력을 기존 3500t에서 연간 최대 3만7200t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연료전지발전을 활용한 친환경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2조4825억원이나 쌓아뒀다.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 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수소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부채 부담 역시 크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3조원에 이른다. 지속적 감축 노력으로 2017년 이후 11조원대로 낮아졌던 총차입금이 다시 늘어났다. 2018년 말 95.6%까지 낮아졌던 부채비율도 올해 3분기 104%로 100%대를 넘겼다.
올해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92억원에서 대폭 감소했다. 그나마 업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는 사실은 위안거리다. 현대제철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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