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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렉아이 인수한 한화, 위성산업 밸류체인 구축 위성체와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 서비스까지 위성산업 전반 사업체계 구축

조은아 기자공개 2021-01-15 10:22:3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쎄트렉아이 인수를 통해 위성산업 전반에서 밸류체인 구축에 한발 다가섰다. 우주 개발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서서히 넘어가면서 국내 우주산업도 변화를 맞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런 변화를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쎄트렉아이는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108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유치가 마무리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의 지분 30%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위성산업은 크게 위성 제작, 발사 서비스, 위성 서비스 등의 분야로 나뉜다. 위성 제작은 크게 위성체 제작과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발사체 제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쎄트렉아이는 발사체를 제외한 위성 본체부터 지상체까지 모두 자체 제작하고 있다. 쎄트렉아이가 유일하게 제작하지 않는 게 발사체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바로 발사체 제작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1999년 우주발사체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발사체 개발과 제작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위성체와 발사체 제작, 위성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쎄트렉아이가 위성(위성체+발사체) 제작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49%를 보유한 한화시스템이 위성 서비스를 맡는 방식이다. 위성 서비스는 위성을 이용한 TV,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한화시스템은 위성 서비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의 위성 안테나 벤처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한 뒤 한화페이저를 설립했다. 페이저솔루션은 해상·육상·항공기에서 고속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위성 안테나 벤처기업인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카이메타 제품의 한국시장 독점 판권을 확보해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 인수로 연구소 하나를 통째로 얻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쎄트렉아이는 현재 위성을 만드는 ‘제조사’로 분류되지만 근간은 연구개발이다. 우리별 1호 개발에 참여한 현재의 김이을 대표, 박성동 의장 등 10여명이 창립 멤버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일하던 연구원이 영국 서리대학교 서리 스페이스센터로 유학을 다녀온 뒤 1999년 쎄트렉아이를 설립했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가 20년 동안 쌓은 핵심기술도 고스란히 확보하게 된다. 쎄트렉아이는 민간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위성의 설계, 제조, 시험 등 전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에서 우주산업과 관련된 연구소는 한화시스템의 항공우주연구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우주연구소, 항공기계연구소 등이 있다. 쎄트렉아이는 현재 종속회사 연구소를 포함해 모두 4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 인원만 130여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이다.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에도 쎄트렉아이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쎄트렉아이는 지구 관측용 위성의 개발과 제작에 특화돼 있는데 이 위성은 민수용과 군용 모두로 사용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쎄트렉아이의 지분 인수와 상관없이 쎄트렉아이의 현 경영진이 계속해서 독자 경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앞으로 두 곳의 역량을 집중하면 국내외 우주산업의 위성분야에서 많은 사업 확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탑재할 수 있게 되면서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고체연료가 아닌 액체연료로만 개발이 진행됐다. 군사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 미국 정부에서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상 끝에 고체연료 탑재가 가능해지면서 민간기업도 우주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고체연료는 구조가 간단하고 제작비도 낮아 민간기업이 관련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쎄트렉아이는 2019년 매출 702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583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22.5%, 영업이익은 22.7% 증가했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075억원으로 2019년 말의 1678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쎄트렉아이는 자회사 ‘SIIS’를 통해 위성영상을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자회사 ‘SIA’를 통해서는 위성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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