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SRI채권 흥행할까, 유통 계열 신용도 '부담' [발행사분석]10년물 지속가능채권으로, 투자자 관심도↑…수급 여건 우호적, AA0 등급 방어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14 13:32:1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2년 연속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발행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10년물만 SRI채권으로 발행한다. 3년물과 5년물은 기존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하고 10년물은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한다.조달 여건은 좀더 우호적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SRI채권 투자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는 후문이다.
수급여건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연초 공모채 발행규모가 많지 않다. 다만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신용도 위기는 다소 부담일 것으로 전망된다. 등급 전망에 '부정적'이 붙으면서 AA급 끝선에 몰릴 상황에 처했다. 롯데케미칼이 우량 신용도를 방어하며 롯데지주를 떠받치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SRI채권 ‘한 번 더’, 투자자 관심 제고
롯데지주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일은 25일이다. 롯데지주는 3년물 1100억원, 5년물 1100억원, 10년물 300억원 등으로 만기구조를 설정해 모집금액이 2500억원이다. 최대 증액발행 금액은 4000억원이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증권사 4곳이 맡았다.
이번에도 SRI채권을 발행하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지주는 10년물만 지속가능채권으로 찍는다. SRI채권은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자금을 쓸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지속가능채권을 포함해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친환경 건물을 준공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가능채권을 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번에도 자금사용목적은 같다.
SRI채권을 향한 투자자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데 이어 SRI채권 투자 확대 운용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특히 10년 이상 장기 회사채 수요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으로 제한적이다”며 “장기물을 SRI채권으로 발행하면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 발행 스프레드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수급여건 우호적
롯데지주의 이번 공모채는 금리메리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지주의 개별민평금리는 12일 한국자산평가 기준으로 3년물과 5년물 모두 등급민평금리보다 높게 형성됐다. 10년물 개별민평금리만 등급민평보다 2bp가량 낮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AA와 AAA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지난해 만큼 좁아지지 못한 만큼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스C&I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년물 AAA급 회사채와 AA-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8.2bp였으나 9월 30bp대까지 벌어졌다. 12일 기준으로 14bp까지 좁혀지는 등 축소되고 있다.
수급 여건도 우호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공모채를 발행하려던 수요가 올해 초로 밀리면서 시장에 수급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이런 예상이 어긋나면서 오히려 1월 공모채 발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회사채 수요예측 물량은 3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000억원가량 발행된 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덕분에 올해 공모채 수요예측은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공모채를 발행했던 ㈜GS와 SK텔레콤, 롯데칠성음료는 ‘조 단위’ 주문을 받았다. 이번 주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0억원 모집에 38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하며 선전했다.
◇계열사 신용도 방어, 롯데지주 신용도 ‘안정적’
롯데지주가 AA급 신용도를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요소로 꼽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쇼핑과 케미칼의 실적이 줄었지만 등급 하락 이슈를 겪은 계열사는 호텔과 쇼핑뿐”이라며 “롯데케미칼이 굳건히 떠받치고 있는 데다 호텔롯데는 지주사 체제에도 속하지 않아 롯데지주 신용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신용도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에 사실상 연동돼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롯데쇼핑 신용도가 AA0로 한 노치 내려가면서 롯데지주 신용도도 AA+에서 미끄러졌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가 롯데쇼핑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호텔롯데 신용도도 지난해 말 AA-로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407억원에 그쳐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5%가량 줄었다. 그런데도 신용평가3사에서 신용등급 ‘AA+/안정적’을 방어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업자회사들의 사업구조가 다각화했고 시장지위도 우수하다”며 “롯데케미칼 등 핵심자회사의 신용도가 우수한 데다 경영지원수수료와 배당수익 등 자체 수익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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