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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룹, '호텔사업' 매각·합병 대수술 '아주호텔제주' 8년만에 아주호텔앤리조트로 흡수, 구조조정 결단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18 08:12:5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그룹이 수년간 신성장 동력으로 밀던 호텔사업에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단독 승계 후계자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애정을 갖고 직접 추진하던 사업으로 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결국 8년 전 분할한 법인을 재통합하고 일부 사업을 매각키로 결단을 내렸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20년 12월 말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기업인 아주호텔제주를 흡수합병 했다. 2012년 아주호텔앤리조트를 물적분할 해 아주호텔서교와 아주호텔제주를 독립시킨 지 8년만이다. 이로써 아주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호텔 종속기업은 아주호텔서교와 아주호텔앤리조트유에스(AJU HOTELS AND RESORTS US) 2곳 뿐이다.

이번 흡수합병은 아주호텔제주의 '더쇼어호텔제주'를 매각한 데 따른 결정이다. 매각과 자체개발을 놓고 2018년부터 고민하다가 지난해 8월 파인스트리자산운용에 넘기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펀드자산 일부를 취득하는 형태로 지분 일부를 여전히 소유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아주그룹은 실체없는 법인인 아주호텔제주를 남겨두고 향후 사업을 도모하는 데 활용할 지 여부를 고민했다. 그러나 국내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모기업인 아주호텔앤리조트로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아주그룹에 호텔사업이 갖는 위상이 남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부실을 정리하고자 하는 뼈 아픈 구조조정 결단으로 해석된다. 아주그룹의 호텔사업은 레미콘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2조원대로 줄어든 자산을 확대하는 신성장 사업으로 꼽혔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유일한 승계후보자로 거론되는 문윤회 대표가 직접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승계 시험대 역할로도 작용했다. 문 대표는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만큼 호텔사업에 남다른 애정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그룹은 그런 그를 전폭적으로 믿고 신성장 동력 발굴의 중책을 맡겼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아주그룹의 호텔사업 구심점이 됐다.

아주호텔앤리조트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문 회장이 지분 47.12%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어 아주프라퍼티즈, 아주글로벌이 각각 37.58%, 15.3%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전권은 문 대표가 쥐고 있다. 이사회에는 문 대표와 함께 아주그룹 이황철 비서실장이 사내이사로, 유재형 미래전략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다. 문 대표에게 힘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012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문 대표는 호텔사업 사세확장을 노리고 법인분할, 해외 프렌차이즈 유치 등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자사 호텔을 소위 '핫플레이스'로 만들어 집객력을 높이겠다는 발상이었다. 2017년과 2019년엔 미국 뉴욕 맨해튼 등에 위치한 호텔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는 공격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2년 310억원에 그쳤던 아주호텔앤리조트의 매출은 2019년 560억원으로 약 2배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성적을 냈다. 특히 2019년의 경우 101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재무 여건도 상황이 좋지 않다. 2012년 1345억원대 자산총계가 2019년 4851억원으로 약 4배가량 늘어날 동안 부채도 655억원에서 3828억원으로 5배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2012년 94.8%에서 2019년 373.9%로 크게 증가했다.

모기업 역할을 하는 아주호텔앤리조트를 비롯한 아주호텔제주와 아주주호텔서교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별도기준으로 2014년부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았던 아주호텔제주와 아주호텔서교도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연간 약 30억~5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호텔사업이 흑자를 내기 쉽지 않고 실적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더 많은 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간 아주그룹이 쏟아부은 재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기회비용을 날린 것으로 추산된다.

아주그룹은 아주호텔앤리조트에 유상증자와 자금대여, 채무보증 등의 방법을 통해 지원했다. 2018년 유상증자를 통해 문 회장과 아주프라퍼티즈가 각각 56억원, 44억원을 지원했다. 전년인 2017년에도 아주프라퍼티즈가 70억원을 지원했다. 지분 관계가 없는 아주산업이 16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지급보증을 섰다.

문 회장이 아주자산개발의 보통주식을 아주호텔앤리조트에 무상증여 하고 곧바로 아주산업에 84억원의 가격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룹으로부터 지원받은 재원은 종속기업인 아주호텔앤리조트유에스 또는 관계기업 스파크플러스 등으로 흘러갔다.


그럼에도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자 구조조정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국내 호텔사업으로 사세를 넓히는 데는 신중할 거란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아주호텔앤리조트의 공동 대표이사였던 송홍섭 대표가 지난해 말 사임한 것도 주목된다. 2019년 12월에 선임된 송 전 대표는 파르나스호텔에서 대표이사 및 CFO 등을 지낸 인물이다. 아주호텔제주를 흡수한 아주호텔앤리조트는 문 대표가 단독 대표직을 맡게 됐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더쇼호텔제주를 매각하면서 실체 없는 법인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을 거듭한 가운데 흡수 통합하자는 결론을 냈다"며 "직접 개발사업을 할지 여부도 검토했지만 호텔사업 환경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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