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분양 줄다리기, 건설사 신용도 '안정적' [Credit Outlook]A급 이상 영업이익률 7%…높은 주택사업 의존도는 모니터링 필요
남준우 기자공개 2021-01-18 14:32:1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화되는 부동산 규제에도 건설사 신용도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의 분양 활기를 보이고 있다.향후 몇년간 매출로 인식될 수 있는 현금이 생긴다. 재무구조가 안정화된 가운데 분양 열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건설사 신용등급은 '규제'와 '분양'간의 줄다리기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돈 되는 주택사업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A급 건설사들은 확고한 브랜드 파워로 흐름을 이어간다는 평가다. BBB급 건설사들의 경우 A급 진입을 위해서 수주 능력으로 성장성을 더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규제로 분양 활기 역대 최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택 분양률은 평균 90%를 상회했다. 2020년 10월 기준 서울, 경기, 충남은 초기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울산도 100%를 기록했다. 광역시 등을 제외한 기타지방도 2017년 이후 최초로 초기 분양률 80%를 넘겼다. 10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2만 세대를 하회했다.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큰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임대차3법도 영향을 끼쳤다. 임대차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를 포함한다. 임대료 상승폭 제한 등으로 전월세 매물이 감소해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분양률이 좋다보니 국내 건설사들은 2020년 3분기말 기준 영업이익률이 평균 7%에 가깝다. GS건설 7.5%, 한화건설 8.1%, 포스코건설 5.3% 등이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공사비만 받고 아파트를 짓는 도급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저분양가로 분양이 빨리 끝나 공사비를 못 받을 리스크가 사라졌다.
◇현금흐름 원활
분양률 상승은 신용평가 핵심지표인 현금흐름 적정성에 긍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현금흐름/차입금'과 '사업관련대여금/출자 부담 적정성'에 각각 10%와 5%의 가중치를 둔다.
건설을 수주하는 즉시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다. '토지매입→건축허가→시공→준공/분양'의 긴 과정에서 돈이 묶여있는 시간이 더 많다. 이 과정에서 공사·분양미수금 등이 매출채권으로 잡힌다.
미분양이 현실화되면 할인분양, 계약취소 등으로 원가가 상승한다. 공사·분양미수금에 대한 대손상각비가 발생하면 손실처리 해야한다. 공사비 회수 지연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저하된다.
아직 채무는 아니나 장래 특정 사태로 확정채무가 될 수 있는 PF우발채무 리스크도 커진다. 건설사는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는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금융기관이 건설사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한다.
실제로 2008년 16만6000가구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의 PF우발채무는 13조3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관련 리스크로 GS건설과 대림산업은 등급이AA-에서 A+로 하향 조정 됐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보통 건설사 신용평가를 진행할 때 묶여있는 돈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예상 매출이나 영업이익 3년치를 추산한다"며 "분양이 많이 된다면 꾸준한 현금 유입으로 리스크가 상쇄된다"고 말했다.
◇A급 이상 사업 다각화 여부, BBB급 이하 성장세 보여줘야
증가하는 수요에 주택건설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모니터링 요소다. 2020년 10월 기준 주거용 건축 수주 비중은 41%로 2013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육박한다.
한국기업평가는 부동산 규제 강화 속에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 확대는 사업 안정성을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다만 A급 이상 건설사들의 경우 확고한 브랜드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주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에도 A급 이상 건설사들의 수주가 획기적으로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 여부가 신용도 평가 요소기는 하지만 지금같은 재무안정성이라면 등급 전망은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BBB급 이하 건설사의 경우 양질의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BBB+등급 대림건설과 BBB 등급 한라는 현재 '긍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다.
대림건설은 2020년 3분기말 기준 민간 건축공사에서 전체 매출 75%인 918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라도 매출의 56% 가량을 민간 건축 사업에서 일궈냈다.
신규 수주로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규제 유지가 점쳐지는 만큼 택지 공급이 감소할 확률이 높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BBB급 건설사의 경우 안정된 재무구조와 함께 수주 능력이 신용도 상향의 중요 요소"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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