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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NHN]분할 7년, 네이버와 가는 길 달라졌다①사업 다각화 격변기 거치며 이준호 의장 체제 공고화

서하나 기자공개 2021-02-01 08: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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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솥밥을 먹던 네이버와 NHN이 각자의 길을 걸은 지 7년이 지났다. 이 기간 양사는 사업 구조만큼이나 이사회 모습도 달라졌다. 네이버는 2017년 이해진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최대주주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NHN의 경우 여전히 이준호 의장이 최대주주이자 최고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구조다.

2013년 3월 네이버(당시 NHN) 이사회엔 대형 안건이 하나 등장했다. 네이버와 한게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내용으로, 명목은 네이버의 기존 사업과 게임 사업이 더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는 서울대 컴공과 선후배 사이면서 당시 지분율도 비슷했던 이해진 당시 의장(4.64%)과 이준호 당시 이사(3.74%)간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예고된 수순이었다. 사외이사 전원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됐고, 그해 8월 신설법인 NHN(당시 한게임주식회사)이 탄생했다.

네이버에서 인적분할한 NHN은 초반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으나 이내 비게임 사업 확대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미 IT 전반에 발을 뻗고 있던 네이버가 국내가 아닌 일본, 동남아 등으로 눈을 돌려 해외 사업을 키우기 시작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달라진 것은 사업 구조뿐이 아니었다. 이해진 당시 의장은 2017년 3월 이사회에서 내려왔고 국내 사업에서도 완전히 손을 뗐다. 대신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직함을 달고 해외 사업을 총괄했다. 2014년 말 7.80%였던 지분율 역시 2016년 말 5% 미만으로 낮추고 국민연금공단에 최대주주를 내줬다.

NHN은 달랐다. 인적분할 이후 이준호 의장을 필두로 정우진 대표, 안현식 CFO 등 사내이사 3인 중심으로 꾸려진 이사회 체제를 7년째 유지하고 있다. 출범 직후 이은상 전 대표가 지병을 이유로 사임하면서 현재의 사내이사 3인 체제가 완성됐다.

다시 출발점에 서면서 살길 모색이 시급했던 만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변화를 주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NHN은 2014년 주력 사업인 게임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자 빠르게 사업을 금융과 IT 기술 등으로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높은 이해도와 책임감을 갖춘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결단이 요구됐다. 2013년 95%이던 게임 사업 비중이 지난해 30%대 수준까지 낮아졌을 만큼 격변의 시간이었다.

외부출신 사외이사 확대에 주력한 네이버와 달리 사내이사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해온 것도 NHN 이사회의 특징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2015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비중이 과반을 넘는다. 법규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 그리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둬야 한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NHN은 꾸준히 50%대 사외이사 비중을 유지했다. 이들의 평균 재직기간도 2년 6개월에 그쳤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4년을 재직한 한정수 위원장을 제외하면 7년간 총 8명의 인물이 사외이사를 거쳐 갔다.기타비상무이사 역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이 사임한 뒤 약 6년간 쭉 공석이다.

상법 시행령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의 이사회에 독립성 유지를 위해 대표이사와 의장의 분리,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수로 두도록 하고 있다. 50%를 넘기만 하면 몇 명의 사외이사를 둘지는 기업의 자유에 달렸다. 이는 결국 NHN의 문제라기보다 네이버 이사회의 선진화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준호 의장은 네이버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맡았을 만큼 IT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이자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17.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우진 대표는 7년에 걸쳐 NHN의 사업 다각화를 이끈 일등 공신으로 불린다. 2014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CEO에 올라 2018년까지 연평균 기업을 6개 정도 인수했다.

안현식 이사는 2013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워낙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비용 관리의 중요성은 늘 화두였다. 잦은 자회사의 변동과 지분구조 변경은 손익과 이연법인세자산 등에 복합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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