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이 업계 최초로 상장할 때 외국계 피어그룹을 두곤 한다. 외국계 피어그룹은 고평가 논란을 부를 때가 많아 거래소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거래소를 의식해 국내 기업만 피어그룹에 넣는 것은 외국기관도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현 시점엔 어울리지 않는다.문제의 본질을 극복해야 한다. 국내외 증시 간극을 비롯해 합리적으로 밸류를 정하는 것.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면 의미 있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제주맥주가 적격 후보자다. 국내 주류회사들이 있지만 수제맥주라는 포인트에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보스턴비어컴퍼니(BBC)를 피어그룹에 선정하려고 한다. 좋은 선택이다. 최종 공모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 많지만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국내외 증시 간극으로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차이가 크다. '시장 간 조정'을 통해 조율할 필요가 있지만 국내에선 2017년 삼양옵틱스 이후 별다른 사례가 없다.
지금까지 외국계 피어그룹을 선정할 때 해당국 증권 시장과의 괴리를 크게 고려하지는 않았다. PER가 지나치게 높으면 할인율을 높게 가져가는 정도였다.
할인율도 정해진 기준이 없다. 설정된 희망공모밴드를 맞추기 위해 기준 없는 할인율을 적용하다보니 '끼워맞추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가치가 높은 외국계 회사를 선정한 경우 비판을 피하기는 더 어렵다.
'증시 변동 위험성', '상장사 평균 할인율' 등을 이유로 할인율을 적용해 갭을 메울 수는 있다. 하지만 합리적 밸류를 위해 시장간 조정을 언급하면서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투자자를 위해 밸류 산정 과정에서 적절한 조정은 필수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의 평균 PER는 코스피의 두배 수준이다. BBC의 PER는 60배를 넘어섰다. 애플의 PER가 40배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높은 편이다.
아직 국내 IPO 시장은 상장사가 외국계 회사를 비교그룹으로 둔 경우 시장 간 조정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제주맥주가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시장 간 조정'이라는 문화를 뿌리내린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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