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거래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가상의 온라인 플랫폼 강점을 극대화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에 담길 콘텐츠 매력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새 주인을 찾는 기업들은 저마다 플랫폼과 콘텐츠를 무기로 투자자 눈길을 사로잡기에 여념이 없다.취업포털 잡코리아는 비슷한 매물 사이에서도 최근 투자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채용정보 사이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광범위하다는 평가다. 구인기업과 구직자 사이 연결다리를 놓는 잡코리아 이외에도 아르바이트 단기채용에 특화된 알바몬, 게임·애니메이션 전문 리쿠르팅 게임잡, 대학생들에게 유익한 공모전·인턴 정보가 공유되는 캠퍼스몬 등 여러 사이트가 연계된 덕택이다.
잡코리아 매각은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상세실사를 진행한 후보들은 최근 경영진인터뷰 일정을 소화했다. 통상 이 무렵에는 인수전 연기가 한풀 꺾이는 경우도 있지만 원매자 상당수가 입찰 프로세스에 의욕적으로 임하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주로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인수전 흥행 배경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플랫폼'과 '콘텐츠' 등 기본적 요인 이외에 달라진 한국 시장의 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과거와 달리 국내 매물에 대한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 반응이 나아지고 있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고 잡코리아 M&A 역시 그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그간 아시아권 자산을 담는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는 투자처로 일본·중국 기업 등을 우선 고려했다. 다만 최근 들어 시야를 점차 넓히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의 확장성이 충분하고 해외 업체들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양성 측면에서 한국 시장을 노크해볼 여지가 생겼다는 진단도 나온다.
잡코리아는 딜 초반 투자업계 전망이 엇갈렸던 매물이다. 에비타 멀티플 10배 중반으로 알려진 매도자 눈높이가 과연 원매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겠느냐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후발 사업자들이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거래종결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여러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딜에 흥미로운 포인트가 자리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중의 하나가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이다. 잡코리아 인수전을 통해 한국 리딩사업자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잠재적 원매자의 과감한 베팅에는 시장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는 시선도 있다.
물론 본입찰 뚜껑은 열어봐야한다. 현재로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매각가 등 숫자 지표 이외에도 딜이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 지켜보는 묘미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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