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담뱃값 인상 'KT&G' 득일까 실일까 2015년 인상 직후 매분기 이익률 성장, 80% 상승시 마진 24%↑

전효점 기자공개 2021-02-02 08:11:1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흡연을 억제하기 위해 담뱃값이 인상되면 KT&G로서는 득일까 실일까. 최근 보건복지부가 촉발한 담뱃값 인상 논의가 퍼져나가면서 KT&G이 재무적 득실에도 이목이. 결과적으로 KT&G는 장기적으로 담배 판매량 감소보다 단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담배세를 8000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담배 가격(7.36달러, 원화 8137원)을 고려해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담배 1갑당 평균 판매가격이 45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인상폭은 80%에 해당한다.

여론의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나오자 이튿날 정세균 총리가 당장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현실화 가능성이 시간 문제라는 분위기다.

담뱃값 인상이 KT&G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인상 당시 변화를 살펴보면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인상을 전후로 제조사 귀속되는 이익이 얼마나 증가했는지와 이후 판매량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담뱃값은 이미 2015년 1월 2500원에서 4500원으로 한 차례 뜀박질 했다. 당시 인상이 10여년 만이었고 인상폭도 80%로 상당해 저항이 상당했다. 2014년 담배 1갑당 가격이 2500원이었을 당시 세금은 1550원으로 약 62% 비중을 차지했다.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950원이 제조사 KT&G와 유통사 편의점 등에 귀속되는 마진이다.

2015년 1갑당 가격이 4500원으로 인상됐을때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세금이었다. 4500원 가운데 세금 비중은 73.8%(약 3323원)로 직전 대비 114% 증가했다. 제조사와 유통사에 돌아가는 마진은 1177원으로 올랐다. 직전 대비 약 24% 증가한 셈이다.

가격 인상 후에도 분배 비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KT&G 등에 귀속되는 이익 증가분도 20%대 중반선이다. 제조원가는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증가분은 고스란히 이익으로 반영된다.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제조사와 유통사의 마진 분배 비율은 7:3이다. 4500원짜리 담배 1갑이 팔릴 때마다 KT&G는 소비자가의 약 18.5%에 해당하는 830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의미다. 2500원 시절보다 제조사 이익은 갑당 대략 170원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 기간 판매량은 얼마나 줄었을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간 국내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6000만갑에서 2015년 33억3000만갑으로 23.7% 감소했다. 담배값 인상으로 제조사에 귀속되는 마진이 늘어난 비율만큼 판매량이 감소한 셈이다.

하지만 급감한 판매량은 이듬해 다시 솟구치면서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2016년 담배 판매량은 36억6400만갑으로 전년대비 10.1% 상승했다. 그러다 2017년 35억2300만갑, 2018년 34억7100만갑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세를 찾았다.

KT&G는 2015년 판매량이 급감한 시기 판매 매출이 약 5% 정도 감소하면서 영향을 받았지만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익도 개선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담배라는 제품의 특성상 담뱃값 인상 이후 최대 1년까지 소비자의 저항 심리가 발동하지만,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일반궐련 제조사 영업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5년도 인상의 경우 순매출단가 개선에 따라 이후 매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초과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담뱃값 인상은 KT&G에게는 실보다 득이 크다. 정부는 단기적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하지만 인상 논의와 압력이 지속되는 것만으로도 KT&G의 재무적 성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8000원 인상시 시장의 반응은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인상폭이 2015년도와 비슷한 80% 수준이라고 가정해도 갑당 8000원이라는 절대적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의 저항은 4500원보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상 시점에서의 물가 수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 이후 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는지에 따라 재무적 득실이 달라질 것"이라며 "2015년 인상의 경우 판매량 감소분에 비해 이익이 큰 편이었지만 향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