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지, 'CB 콜옵션' 승계 지렛대 활용 이준호 회장, 장남 이상현 씨에게 절반 이상 안배
김형락 기자공개 2021-02-04 10:07:5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피지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을 2세 승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준호 에스피지 회장보다 장남인 이상현 씨에게 더 많은 콜옵션 행사 권한을 부여했다. 최근 주가가 CB 전환가액보다 높아 전환청구권 행사 시 자산 증식 부수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이 회장과 아들 이상현 씨는 지난달 22일 에스피지 2회차 CB 콜옵션 권리를 행사했다. 이 회장은 권면총액 10억원 규모 CB, 이 씨는 권면총액 20억원 규모 CB를 인수했다. 각각 전환가액 7690원 기준으로 에스피지 보통주 13만39주(발행주식총수 대비 0.62%), 26만78주(발행주식총수 대비 1.25%)로 바꿀 수 있는 물량이다.
이 회장은 CB 콜옵션 권리를 나눠 경영권 승계 발판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2회차 CB에는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최대 30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남아있었다. 이 회장은 콜옵션 절반 이상을 아들에게 넘겼다. 이상현 씨는 에스피지 지분 9.64%를 보유한 2대주주다. 최대주주는 지분 20.76%를 가진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정밀 제어용 모터 생산업체 에스피지(자산총계 2887억원) 창업주다. 아들 이상현 씨가 지분을 불려갈 수 있도록 초석을 놓아줬다. 2002년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보유한 지분 10.75%(보통주 60만주)는 이 회장이 증여한 물량이었다. 액면가 500원 기준 3억원 규모다.
이상현 씨는 추가로 배당소득, 보유현금 등을 동원해 2대주주 지분을 유지했다. 유상증자 참여, 장내매수, 에스피지 1회차 사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 등에 약 17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 에스피지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월 해외영업 담당 대리로 입사했다. 1993년생인 이상현 씨는 사내 부서를 두루 거쳐 경영수업을 받으며 차기 주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2회차 CB 인수자금은 차입금으로 만들었다. 이 회장과 이상현 씨는 지난달 20일 DB금융투자에서 각각 10억원, 2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회장은 지분 1.02%(보통주 21만3448주), 이 씨는 지분 2.04%(보통주 42만6895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자율은 3.5%, 계약 기간은 3개월이다.
2회차 CB 전환조건은 매력적이다. 전환가액(769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콜옵션 행사 당일 종가(9680원)보다 21% 싼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이 회장과 이상현 씨의 평가차익만 각각 3억원, 5억원이다. 지난달 29일 종가(8690원)는 여전히 CB 전환가액보다 13%가량 올랐다.
에스피지는 2019년 6월 운영자금 1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2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전환가액은 8540원이다. 전환가액 하향 조정(리픽싱) 한도는 90%다. 전환청구 기간 주가 상승을 노린 투자조건이다. DB금융투자가 단독으로 투자했다.
CB 투자자에게 좀처럼 수익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전환가액은 일찌감치 최저 한도(7690원)로 조정됐다. CB 발행 당시 8000원대였던 주가가 2019년 9월 7000원선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전환청구 기간에 들어선 6월에도 주가는 6000원대를 오르내렸다.
올해 차익 실현 길이 열렸다. 올해 초 주가가 8000원선 넘으며 전환가액을 웃돌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2회차 CB는 전량(권면총액 100억원) 미전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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