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멕아이씨에스 대주주, 30% 물량만 청약…적대적 M&A 빈틈되나③신주인수권 70% 팔아 청약 자금 확보, 지분율 희석 불가피…IR역량, 흥행 변수
박창현 기자공개 2021-02-05 07:36:50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멕아이씨에스가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변동 여부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행 신주가 구주주에게 균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전량 청약에 참여하면 지분율 변동은 없다. 하지만 대주주가 창업자 개인이고 무한정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배정 물량의 30%만 청약할 예정이다. 기술 집약 기업이고 창업주 역할이 커 적대적 M&A 가능성은 작지만 지배력 빈틈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멕아이씨에스 대주주는 창업자인 김종철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LG전자 연구소와 메디슨 생산기술 부장을 거쳐 1998년 멕아이씨에스를 설립했다. 의료기기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 기술력을 토대로 스스로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는 평가다.
실제로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던 인공호흡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이후 수출에도 성공했다. 수출 국가만 20개국에 달한다. 2015년에는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다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서 김 대표 지분율은 낮아졌다. 현재 지분율은 23.05% 수준이다. 배우자와 자녀, 임원 등 특수관계자 우호지분을 모두 합쳐도 30%에 못 미친다.
이달 진행되는 28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증은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기존 주주에게 우선권이 부여되는 주주 배정 방식이기 때문에 대주주 측이 배정 물량만큼 청약에 나서면 기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경우, 자금력 한계 탓에 배정 물량의 30%만 청약할 계획이다.
기존 주주들은 구주 1주당 신주 0.14081595주를 취득할 수 있다. 이 비율에 따라 김 대표는 총 22만6890주가 배정됐다. 이 물량을 모두 받으려면 총 61억원이 필요하다. 개인 자금 사정을 고려해 김 대표는 배정 물량의 30%에 해당하는 6만8000여주만 취득하기로 했다. 이 지분을 확보하는데도 18억원이 넘는 개인 자금을 써야 한다.
김 대표는 이미 청약 자금 확보를 위해 본인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 중 70%를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았다.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주식 담보 대출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대주주 측은 보유 주식 일부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장 파급 등을 고려해 배제했다.
배정 물량 대부분을 포기하면서 김 대표 지분율은 유증 후 20.9%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이미 발행된 전환사채까지 주식으로 전환되면 추가 희석이 불가피하다. 특수관계자 보유분까지 합하더라도 전체 지배력은 25%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맥아이씨에스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관련 사안을 투자 위험 요소로 거론하고 있다. 주주 구성이 소액 위주로 분산돼 있어 경영권 공격 가능성은 작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하락하면 적대적 M&A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멕아이씨에스 관계자는 "대주주가 창업자이자 기술력 구축의 구심점이라는 점에서 실제 적대적 M&A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 흥행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 측의 유증 참여율은 흥행과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배주주의 참여율이 높다는 것은 곧 그만큼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반대의 경우에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물론 김 대표가 개인 자금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주주가 배정 신주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이를 적절하게 해명하고 다른 투자 매력도를 부각시키는 IR 역량이 유증 흥행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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