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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효성]조현준의 결단…오너십 바뀌고 이사회 대폭 수술①사외이사 비중 70%…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이우찬 기자공개 2021-02-09 08:22:0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의 지배구조는 2010년대 후반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먼저 오너십이 바뀌었다. 조석래 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2017년 1월 회장직에 취임했다. 이듬해 6월에는 인적분할로 ㈜효성과 4개 사업회사 등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조 회장으로 오너십이 바뀌자 ㈜효성 이사회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이사회 독립성, 투명성 강화를 위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조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상당했다고 알려졌다.

㈜효성은 조 명예회장이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장기간 재판을 받고, 조 회장도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등 오너 일가들이 준법경영 측면에서 취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배경 속에 2017년 회장직에 오른 조 회장은 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집중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효성 이사회는 10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중 70%에 해당하는 7명이 회사 외부인물인 사외이사다. 상법상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효성은 법상 조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외이사 비중이 중요한 것은 회사 지배주주, 경영진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외부주주의 피해가 예상될 때 이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평정기관들은 사외이사 비중을 법상 조건인 이사 총수의 과반을 넘어 7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0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58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266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비중은 평균 50.9%다. ㈜효성 이사회 독립성이 평가를 받는 이유다. 회사별로 평균 3.25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효성은 평균의 2배 이상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는 셈이다.

2010년대를 보면 ㈜효성이 사외이사 비중 70%를 기록한 것은 조 회장 취임과 맞물린다. 조 회장은 2017년 1월 회장직에 취임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효성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명의 사내이사, 7명의 사외이사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조 회장 취임 전 이사회를 보면 2010~2012년 5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사외이사 비중은 54.5%에 불과했다. 2013~2016년에는 4명의 사내이사, 6명의 사외이사로 사외이사 비중은 60%로 개선됐다. 2017년 조 회장 취임 후 사외이사는 사내이사 보다 2배 이상 많은 비중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조 회장 취임 후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강화에서 주목할 부문은 또 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는 점이다. ㈜효성 이사회는 2018년부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정관을 들여다보면 사외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는 것은 조 회장의 결단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30조(이사회의 구성과 소집)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소집권자로 하는데,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소집권자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은 취임 후 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과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을 분리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결단으로 시작된 이사회의 변화는 외부 평정기관의 지배구조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 지배구조부문에서 ㈜효성은 2016년 최하인 'D'(매우 취약)에서 지난해 'B+'(양호)로 약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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