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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채권 인증, 사업 알아주는 전문가에 맡겨라" 염성오 한국기업평가 사업가치평가본부 본부장, 김봉균 평가정책본부 실장

이지혜 기자공개 2021-02-10 13:08:2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8: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사의 프로젝트를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우리 강점이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무엇이 친환경 기술인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피하지 않는다. 발행사와 고민하며 함께 간다.”

한국기업평가라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염성오 사업가치평가본부 본부장은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기관으로 왜 한국기업평가를 선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스페셜리스트’로 대답했다. 인력과 역사, 전문성 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자신감이다. ESG인증평가팀이 속한 사업가치평가본부는 국내 최대 규모, 최장의 역사를 자랑한다.

자신감의 근거는 실적이다. 사업을 개시한 지 이제 두 달인데 굵직한 대기업을 고객으로 모셨다. 롯데렌탈, SK건설 등이다. 인증을 문의하는 기업과 미팅으로 염 본부장의 일정도 모두 찼다.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MOU에도 참석한다.

염 본부장은 SRI채권 인증사업을 필연이라 말한다. SRI, ESG금융이 전지구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장이 한국기업평가를 관리·감시자로 호명했다고 바라본다. SRI, ESG금융에 동참하는 기업의 선의가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다리를 놓는 것이 그의 소임인 셈이다.

◇“최고의 스페셜리스트가 차별화한 정보 제공‘

“SRI채권 인증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업이 아니다. SRI, ESG 등에 대한 이해도는 우리가 우월하다.” 염 본부장이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감의 근거는 세 가지다. 전문성과 규모, 그리고 역사다.

염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2020년부터 세종대학교에서 기후에너지융합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0년 EY한영회계법인에서 한국기업평가 사업가치평가본부로 자리를 옮긴 이후 기후금융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전세계적 대세가 됐다는 것을 체감했다. 2019년 사업가치평가본부 본부장에 올라 직무로 바쁜 와중에도 다시 공부를 시작한 이유다.

그가 이끄는 사업가치평가본부도 1983년 한국경영컨설팅을 전신으로 해 사업성검토와 기업진단업무부문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전문성 측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1월 태스크포스팀이었던 ESG인증평가팀도 에너지&인프라부문의 정식 조직이 됐다. 인원도 소폭 늘어 총 5명이다. 현재 사업가치평가본부는 총 53명으로 3부문 7실 1팀의 체계를 갖췄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최대 규모다.

염 본부장은 “발행사에게 한국기업평가의 전문성은 오히려 편리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전문지식이 있어 이해도가 빠르고 국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잘 알고 있기에 불필요한 자료를 요구하지 않고도 충실한 리포트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전문성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염 본부장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텍소노미(녹색금융 분류체계)만으로 친환경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운 기술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피하지 않고 기업과 함께 고민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워싱 방지, 사후관리에 달렸다”

염 본부장은 SRI채권 등을 인증하는 데 있어서 가장 눈여겨 보는 부분으로 사후보고를 꼽았다. 그는 “신용평가사를 시장이 부른 이유가 바로 그린워싱 방지”라며 “SRI채권 조달자금의 운용내역을 모니터링하면서 실제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관은 신용평가사뿐”이라고 말했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사업 등을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해놓고 엉뚱한 곳에 쓰는 것을 말한다. 녹색채권 등 SRI채권의 사전검증과 사후보고를 외부기관이 인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후보고에 대한 강조는 SRI채권 평가방법론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기업평가는 'ESG 인증 평가방법론‘에 주요 평가요소로 사후보고를 제시하고 20%의 가중치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사보다 가중치가 높다. 발행사가 SRI채권을 발행한 뒤 상환할 때까지 프로젝트의 정보, 효과, 주요 변경사항 등을 해마다 1회 이상 공시하는지 등을 살핀다.

김봉균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SRI채권의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사후관리를 할 것”이라며 “당분간 사전검증뿐 아니라 사후관리까지 한국기업평가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일괄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RI채권은 조달자금이 배분되면 더 이상 투자자안내문 등을 발간하는 등 사후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자금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자금이 배분된 이후에도 운용내역을 추적하겠다는 것이다.

염 본부장이 지향하는 사후관리는 단순히 자금운용 내역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SRI채권의 실제 효과를 측정해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녹색채권이라면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이 얼마인지 궁금하잖나”라며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진짜 친환경사업인지,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해 평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선의가 이끄는 ESG금융 선순환”

“SRI, ESG 관련 사업은 누구나 선한 의지로 뛰어든다. 선의는 사회와 경제 전반에 흐른다. 제도적 의무가 없는데도 SRI나 ESG와 관련해 투자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체계를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겠다.”

SRI, ESG가 재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채권 등 금융상품과 프로젝트가 범람하고 있다. 단순히 홍보효과를 노린 ‘무늬만’ ESG인 금융상품도 섞여 있다. 염 본부장은 선의와 역량을 갖춘 금융상품과 프로젝트를 가려내려 한다. 그래야 시장이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녹색채권 등 SRI채권으로 발행했을 때 금리 메리트가 발생하는 ‘그린 프리미엄’이 그 열쇠다. 김 실장은 “투자자가 한국기업평가의 인증을 바탕으로 SRI채권의 옥석을 가려내고 발행사는 인증 덕분에 녹색금융 시장에 접근하기 쉬워진다면 시장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염 본부장은 자발적 선의를 바탕으로 SRI, ESG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에게 그린 프리미엄이 주어져야 한다고 바라본다. 예컨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공기업과 작은 규모라도 자발적으로 태양광발전사업에 힘을 보태는 민간기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SRI채권 등 ESG금융시장을 바라보는 한국기업평가의 시선은 낙관적이다. 김 실장은 “그동안 기후금융정책 등이 실패한 요인은 사회적 컨센서스와 분류체계, 실행주체 등 세 가지 요소의 미성숙”이라며 “지금은 ESG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졌고 환경부가 K-텍소노미를 마련하고 있는 데다 정부와 기업 모두 실행주체로 나서면서 실패요인이 모두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도 오히려 사업은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꾸려가겠다고 염 본부장은 말했다. 그는 “무리하지 말고, 설익은 프로젝트에 뛰어들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자고 나 자신과 후배들에게 늘 당부한다”며 “그래야 먼 훗날 논리상충 등 갈등상황을 겪지 않으면서 사업이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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