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판매 분석]사모펀드 청정지역 국민은행 '웃었다'②국민은행 전년대비 10% 증가…우리은행 1조6758억 감소, 유일한 '역성장'
이돈섭 기자공개 2021-02-18 13:13:05
[편집자주]
공모펀드는 대중들의 자산관리 툴(Tool)이다. 유통채널인 국내 금융사들이 날로 증가하는 투자수요에 대응해 오랫동안 시장을 키웠다. 최근 부진한 성과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지만 자산관리 영역에서 존재감은 여전하다. 더벨은 금융업권별 판매고를 분석해 변화하는 공모펀드 시장의 동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사태의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KB국민은행이 공모펀드 판매도 대폭 늘렸다. 지난해 말 KB국민은행 공모펀드 판매잔액 증가액은 2019년 증가액의 10배 가까이 된다. 반면 우리은행은 1조7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지난 한 해 동안 공모펀드에서 빠져나갔다.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사고와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고 등에 얽혀있는지 여부가 공모펀드 자금의 행방을 갈랐다. KB국민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이들 사고에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 KB국민·신한·KEB하나, 공모펀드 판매 확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78조8668억원이다. 1년 전과 견줘 8559억원 증가했다. 2019년 전년대비 4조원 가량이 증가한 데 이어 2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은행권 공모펀드 판매잔고 대부분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곳이다. 개별 판매잔고는 많게는 16조원, 적게는 10조원으로 모두 10조원 이상 규모다. 이들 은행 4곳의 공포먼드 판매잔고는 무려 54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전체 판매잔고의 68.4% 수준이다. 공모펀드 10개 중 7개 가량은 이들 4개 은행 창구에서 팔렸다는 뜻이다. 전국 각지의 영업점과 최근 몇년새 주요 채널로 자리 잡은 모바일 판매채널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NH농협은행(8조6800억원)과 기업은행(7조5540억원), 스탠다드차타드은행(2조600억원), 한국씨티은행(1조89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지방은행은 1조4000억원 부산은행을 필두로 대구, 경남, 광주은행이 8000억원대다.
주요 은행 4곳 중 판매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 판매잔고는 15조94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4975억원(10.4%) 증가했다. 2019년 증가액 1635억원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이로써 KB국민은행은 2018년 이후 3년 연속 업계 최상위 판매사 명성을 이어나갔다. 증가폭은 한국산업은행(48.8%), 광주은행(11.1%)보다 낮지만, 증가액 자체는 업계에서 가장 크다. 혼합자산과 파생형펀드 판매잔고 확대가 눈에 띈다.
특히 혼합자산의 경우 판매잔고가 3배 이상 커져 지난해 말 1409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가팔랐다. 파생형 펀드와 단기금융 펀드 등에도 상당량의 자금이 집중됐다. 주식형 및 부동산 펀드는 각각 20.1%와 12.0% 감소했다.
시장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고에서 KB국민은행이 한발 비껴가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안정적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판매잔액 업계 2위인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판매잔액은 14조7354억원으로 5665억원 증가했다. 2019년 1조원 이상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KEB하나은행은 4459억원 증가한 12조8940억원에 그쳤다.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성장가도를 달렸다. NH농협은행 판매잔고는 8조679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033억원이 증가했고 기업은행은 7조5548억원으로 1155억원 확대했다. 단기금융 펀드에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 유일한 역성장 우리은행, 잔고 1.6조 이상 감소
우리은행은 주요 4개 은행 중 유일하게 판매잔고가 역성장했다. 지난해 말 판매잔고는 10조3341억원으로 1조6758억원(14.0%) 감소했다. 거의 매년 수천억원대 자금이 꾸준히 증가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유례없는 마이너스 성장이다.
자금이 빠진 규모로 따지면 채권형 펀드가 가장 눈에 띈다. 채권형 펀드는 전년대비 약 9360억원이 줄어들어 3조758억원을 기록했다. 혼합자산 펀드 역시 2260억원 가량이 빠졌고 주식형 펀드에서도 3800억여원이 이동했다.
이 밖에도 단기금융, 부동산, 재간접펀드 등 이렇다 할 펀드 잔액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파생형 펀드와 혼합채권 펀드가 각각 1914억원과 607억원 잔고를 불렸을 뿐이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고객신뢰 회복을 핵심 경영방침 중 하나로 제시했다. 최근 불완전판매 이슈로 홍역을 치른 데에 따른 방안이다. 자산관리 그룹 내 투자상품전략단을 신설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씨티은행은 3년 연속 역성장하며 마침내 2조원 선이 무너졌다. 한국씨티은행 판매잔고는 1조8873억원으로 1년 전 2조1330억원에서 2460억원 가량이 빠졌다. 홍콩상하이은행 서울지점 역시 3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을 위시한 대부분의 지방은행들도 역성장했다. 부산은행은 1217억원이 빠져 1조3960억원을 기록했고 대구, 경남, 제주은행도 마이너스 성장했다. 제주은행은 수협은행과 함께 2년 연속 잔고가 줄어든 곳으로 꼽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사각지대
- [거버넌스 리빌딩]인탑스 2세 오너십 구축 관건…이익 터널링 비판도
- [이슈 & 보드]견제장치 없는 푸드나무 이사회, 새주인 맞아 전면개편
- [거버넌스 리빌딩]부상하는 3세 체제…대원산업 저평가 둘러싼 논란
- [거버넌스 리빌딩]삼영전자, 창업주+일본계 거버넌스 순항 끝 결말은
- [거버넌스 리빌딩]'현상유지 경영' 모토닉…3세에 거는 기대감
- [거버넌스 리빌딩]신도리코, 몸집보다 큰 현금성 자산…승계도 관건
- [thebell interview]"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명과암 뚜렷…정보접근성 호평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트럼프통' 영입한 삼성전자…향후 행보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