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SK네트웍스]'서울대·관료·교수' 편중된 사외이사진②서울대 75%, 판검사·관세청장 출신...지난해 말 교육 한번뿐
김서영 기자공개 2021-03-09 15:04:0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 이사회는 서울대 출신에 편중된 구성을 보인다.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 비중으로는 57%가 서울대 출신이다.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허용석 이사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71%(7명 중 5명)로 올라간다.
SK네트웍스 사외이사진은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서울대'를 나온, '관료' 출신 '현직 교수'의 특성을 보인다. 특히 서울대 출신 비중이 높다. 4명 중 3명, 비중으로는 75%가 서울대 출신이다.
하영원 이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임호 이사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같은 해(1979년) 졸업했다. 이들은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하 이사는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를, 임 이사는 뉴햄프셔대 로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천세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같은 대학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정석우 이사는 고려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거쳐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허 전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특정 대학교 출신으로 채워진다면 사외이사 선임에 학연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사외이사로 꾸려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네트웍스 사추위는 현재 사외이사 4명 중 3명(임호·하영원·이천세)으로 구성돼 있다. 사추위장은 임 이사가 맡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사외이사로 서울대 뿐만 아니라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사외이사 4명 중 3명은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검사, 판사, 금융위원, 관세청장 등 다양하다.
이 이사는 2013년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차장검사를 지냈다. 이듬해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임 이사는 수원지방법원 판사 출신이다. 2007년부터는 변호사로 전직해 현재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 이사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회계기준원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허 전 이사는 제23대 관세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삼일 경영연구원장을 거쳐 삼일회계법인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KCGS 지배구조 연구원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경우 경영진을 견제하기보다 대관 업무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직 교수의 비중도 높다. 법무법인 동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 이사를 제외한 사외이사 3명은 모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 이사는 서강대 경영학부, 임 이사는 홍익대 지식재산법학, 정 이사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다.
관료 출신이자 현직 교수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은 각자의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한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사외이사 교육이다. 그러나 사외이사 교육은 지난해 9월 말 이후 한 차례 시행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교육을 진행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및 감사위원회 역할 설명(4월)과 신임 사외이사 오리엔테이션(5월)이 주된 교육 내용이었다. 2018년 4월에도 신임 사외이사 교육만 이뤄졌다. 사외이사 교육이 감사위원 교육으로 대체된 셈이다. 주요 사업 현황이나 사업 전략을 교육하는 SK㈜와는 거리가 있다.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진의 구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하영원·임호 두 명의 사외이사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한 차례도 연임한 적 없어 재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또 신규 사외이사 선임으로 허 전 이사의 공석을 채울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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